이용찬 대표 뽑으니 수술...KBO-두산 또 악연

대표팀으로 뽑으니, 선수는 수술대에 오른다고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두산 베어스 사이에 또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KBO는 1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8인 엔트리를 최종 확정 발표했다. 이 엔트리에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용찬도 포함됐다. 

그런데 스포츠조선 확인 결과, 이용찬은 오는 15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스케줄을 잡았다. 부상 경중을 떠나, 팔꿈치 수술을 한 투수가 내년 3월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결과적으로 KBO가 이용찬의 몸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엔트리 발표를 한 꼴이 됐다. 엔트리 발표 후 이 소식을 들은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서로 간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애매하다. 먼저 KBO 입장에서는 선수 몸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두산이 아쉽다. KBO는 이용찬이 한국시리즈에서 멀쩡하게 공을 던졌기 때문에 당연히 선발했다는 입장. 한국시리즈가 끝난지 이제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이용찬이 1차 5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인만큼, 최종 엔트리 선발 가능성이 있기에 선수가 수술을 받는 큰 변수가 있으면 KBO에 우선적으로 알려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술위원회가 10일 회의를 열어 28인 엔트리를 선발한다는 것은 일찌감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었다. 

반대로 두산은 예비 엔트리에는 포함됐으나, 최종 엔트리에 합류할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치 설레발처럼 수술 소식을 알리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또, 구단 입장에서는 중요한 국제대회 엔트리 최종 선발을 앞두고 KBO쪽에서 최종적으로 선수 몸상태 체크를 하지 않았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두산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종료 후 선수들 검진 과정에서 이용찬 팔꿈치 문제를 찾았다. 그리고 수술 날짜를 잡게 됐다"고 말하며 "수술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MRI 검사 과정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고 한다. KBO 관계자는 "일단 두산쪽 설명을 듣고, 대체 선수를 찾는 등의 대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용찬은 2013년 WBC 대회에도 엔트리에 뽑혔었지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송승준(롯데 자이언츠)와 교체된 경험이 있다. 그 때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었다. 

한편, KBO와 두산은 하루 전 불법 스포츠 베팅 사건에 연루된 투수 진야곱의 자진 신고 시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틀째 KBO와 두산의 악연이 이어졌다. 


김 용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