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정국'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수사,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대 최대의 집회 규모 등 새로운 역사의 중심에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번 주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명의 날(doom's day)'은 오는 9일에 있을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입니다. 그때까지 정국은 숨 가쁜 일정으로 채워져 있습니다.5일(월요일)
■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와대·기획재정부·교육부 상대 2차 기관 보고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청와대·기획재정부·교육부를 상대로 2차 기관 보고를 받습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책임과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청와대, 특검보 4명 임명
청와대는 이날까지 박영수 특검으로부터 추천받은 특검보 후보 8명 중에 4명을 특검보로 임명합니다.
6일(화요일)
■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시작
6일에는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시작됩니다.
이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증언대에 섭니다.
재벌들이 미르, K스포츠재단에 보낸 자금이 순수한 기부인지, 뇌물인지, 그 대가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7일(수요일)
■ 핵심인물 줄줄이 신청된 '2차 청문회'
2차 청문회에는 이번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들인 최순실 씨와 측근 차은택, 딸 정유라, 언니 최순득, 조카 장시호 씨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청와대 핵심 인사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리고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등이 증인으로 신청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구속 등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경우에도 증인들이 '처벌을 감수하더라도 나오지 않겠다'고 버티면 강제로 불러낼 방법은 없습니다.
월화수, 사흘간 국정조사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 최순실 씨를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청문회에 등장을 하느냐, 그리고 만약에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떤 이유로 안 나오느냐, 하는 부분들이 탄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에게 요구한 퇴진 표명 시한 (오후 6시)
또 7일은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에게 퇴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시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박계가 4일 “박 대통령이 4월 퇴진 입장을 밝혀도 여야 합의가 없다면 9일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 여부가 탄핵 표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일(목요일)
■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
탄핵 표결 하루 전인 8일에는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발의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됩니다.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4시간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집니다.
9일(금요일)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운명의 금요일입니다. 이날 야3당 등 171명 의원이 공동발의한 대통령 탄핵안이 본회의 표결에 부쳐집니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200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합니다.
야3당과 무소속 의원 전체(172명)가 찬성 표결한다고 가정하면 새누리당에서는 적어도 28명이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야당은 반드시 탄핵안을 통과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는 상태입니다.이 와중에 4일 대통령 탄핵 소추안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촛불민심 등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 표결 참여로 돌아서면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도 철회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당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탄핵안은 가결되든, 부결되든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결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됩니다.
만일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촛불민심은 더욱 거세져 청와대뿐만 아니라 여의도 국회까지 향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탄핵안 부결에 따른 충격은 새누리당 비주류에게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누리당 의원들 대다수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탄핵에 찬성하라"는 항의문자 폭탄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10일(토요일)
■ 7차 촛불집회…최대 분수령 예상
매주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는 주말 촛불집회는 탄핵안 표결 다음 날에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9일 표결 결과에 따라 시민들의 행보가 크게 갈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혹시라도 부결될 경우, 연행자 '0'명을 기록하며 평화시위를 이어왔던 시민들의 태도가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미 지난 3일 밤 청와대 행진에는 200여 개의 횃불이 등장하면서 폭발할 듯한 시민들의 분노가 강렬히 타오르기도 했습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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