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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워 야구에 '맞짱' 뜨러 가는 17살 홈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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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용달매직배 홈런왕더비 챔피언십' 17세 이하 부문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장안고 포수 이성원(17)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이다. 사진=이성원 제공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우승이요? 당연히 해보고 싶어요. 최대한 홈런 10개 이상 쳐서 상위권 안에 들어가 한국의 힘을 보여주고 돌아오겠습니다."
 
장차 KBO 거포를 꿈꾸는 10대 소년이 세계야구를 호령하고 있는 미래의 미(美) 메이저리거(MLB)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당돌하고 당찬 각오를 던진 이는 장안고 포수 이성원(17). 1999년 11월 02일생의 앳된 나이와는 다르게 신장 185cm 체중 100kg의 거구다. 그의 풍채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묵직함을 느끼게 한다. 한 때 메이저리그 거포로 한국야구의 힘을 보여준 최희섭(37‧MBC스포츠 해설위원)과 희미하게 겹친다. 그는 '리틀 최희섭'이라는 애칭을 등에 업고 최희섭의 발자취를 따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성원은 오는 24일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는데 그가 여태껏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유는 '2016 월드 파워 쇼케이스(World Power Showcase)'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올해로 11회째인 '월드 파워 쇼케이스'는 세계적인 장타 대회로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 내셔널스) 앤서니 리조(27) 크리스 브라이언트(24‧이상 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등용문으로 불린다. 이 대회를 통해 약 150여 명 이상이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로 진출했다. 이 무대에 이성원이 오른다. 세계의 미래 거포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 이성원은 유니폼 한켠에 당당히 태극기를 달고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참가 자격은 지난 달 얻었다.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지역 예선격인 '2016 용달매직배 홈런왕 더비 챔피언십' 만 17세 이하 경기에 참가한 이성원은 오용수(17‧마산용마고)와 세 차례의 연장전 끝에 기적적인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수화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떨리는 마음이 전해졌다.

"감독님께서 '즐기고 놀다 오라'고 하셔서 참가했는데 제가 우승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마지막 홈런을 때릴 때에는 속으로 '공이 넘어갈까' 했어요. 근데 막상 넘어가서 너무 떨렸고 믿기지 않았어요. 감독님 말씀대로 부담 없이 즐기면서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그를 지도하고 있는 이덕진 감독이 아니었으면 좋은 기회는 물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할 뻔 했다. 이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대회 참가 여부를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막 시즌이 끝난 뒤였고 동계로 접어드는 시기였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시기였기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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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용달매직배 홈런왕더비 챔피언십' 17세 이하 부문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장안고 포수 이성원(17)이 우승을 차지한 모습이다. 사진=용달매직배 홈런왕더비 챔피언십 제공

 

 

"예선전에 참가를 시킬까 말까 고민을 했죠. 다른 구장에서 했으면 보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고척)돔구장에서 한다니깐 경험도 쌓을 겸 '재밌게 놀다오라'고 보내줬죠. 잘하는 애들도 많이 참가해 사실 기대도 안 했고요." 이 감독의 예상과는 달리 이성원은 위풍당당하게 미국행 티켓을 스스로 따냈다.

대회 참가로 인해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이다. 이 감독에게 "미국 가서도 자신 있습니다"고 당당히 말할 만큼 자신감은 10배 이상 커졌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감이 많이 생기고 좋아졌어요. 타석에서 스윙을 할 때도 자신 있게 돌려요."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비단 이벤트성 홈런왕이 되어서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전천후 포수로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한 유망주이기에 소년 홈런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세 때 처음 공을 잡은 이성원은 1루수에서 야구 인생을 출발했다. 수원 진곡초를 졸업하고 매향중으로 진학 후 포수로 전향했다. 이후 줄곧 미트를 손에 놓지 않았다. 줄곧 4번 타자 자리도 그의 지정좌석이었다. 덩치가 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는 특수성에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즐겁단다. "강민호(롯데) 선수처럼 공격형 포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공격도 좋아하고 수비도 좋아하거든요." 그의 말대로 방망이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이덕진 감독의 지도를 받고 폭풍 성장했다. 고교 첫 해 9경기 출장해 타율 2할5푼 5타점 1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루타 2개 등 장타율 4할5푼8리 OPS 8할1푼5리에 달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올 해는 한 단계 더 성장해 14경기 출장 2할6푼7리의 타율과 5타점, 1홈런 OPS 7할5푼5리의 성적을 남겼다. 다만 경험 부족과 힘이 조금 부족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포수이니깐 어깨도 좋고 체격도 좋다. 1루타 보다는 2루타가 많고 비거리, 장타율이 좋다. 두산 베어스에 지명 받은 백민규(내야수) 정도는 되는데 힘이 조금 약해요. 분명히 내년에 지켜볼 만한 선수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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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제자이기 전에 야구 선배로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원은 주위에서 기대하는 시선만큼이나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실력, 운 등 여러 조건이 딱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인데, 이성원은 좁은 확률을 뚫고 쟁취했다. 어쩌면 메이저리그로 가는 지름길이 열린 셈이기도 하다.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는 미래의 거포를 선점하기 위한 메이저리그 30개 전 구단 스카우터들이 집결해 치열한 물밑 영입 전쟁을 펼친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터 레이더망에는 이성원도 포함되어 있다. 신체 조건과 플레이 스타일 등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소들이 많아 꽤 긍정적이다. 벌써부터 동양인 미래 거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출전자 이름과 사진을 게재해 놓는데 이례적으로 이성원에게만 헐크(HULK)라는 애칭을 붙여 표현했다.

"미국은 처음 가보는데 막상 타석에 들어서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kt 위즈(연고팀)에 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만약 뛸 수 있으면 뛰어서 강정호(피츠버그) 선수처럼 미국에 가고 싶어요." 17세 홈런왕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꿈을 펼쳐보였다.

"잘할 수 있을까 기대되고 떨립니다. 공은 어딜가나 다 똑같은 공이니깐 그냥 강하게 치는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홈런) 10개 이상 쳐서 상위권에 진입하고 싶어요. 한국의 힘을 보여주고 돌아오겠습니다."

이성원은 준우승자 오용수와 함께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로 향한 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구장 마린스 파크(27~28일)에서 '고등부 월드 클래식' 부문에 참가한다.
 

기사제공 STN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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