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의 미생들, 찬바람이 잔인한 겨울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대어급 선수는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소속팀은 물론 타팀까지 그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당연히 준척급 혹은 그 이하 선수들에게 FA 시장은 잔인한 현실이다.

FA를 선언한 15명 중 계약자는 단 3명이다. 김재호가 소속팀 두산과 4년 50억, 나지완이 소속팀 KIA와 4년 40억에 손을 맞잡았다. 이후 이원석이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4년 총액 27억원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김광현(SK), 양현종(KIA), 최형우, 차우찬(이상 삼성), 황재균(롯데) 등 대어들은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형우의 경우, 공식발표 100억 시대를 열지 관심거리다. 소문만 돌 뿐 구체적인 접촉 소식은 없지만 최형우의 경우, FA 시장에서 ‘갑’임은 틀림없다. 이현승(두산)도 소속팀이 잔류방침을 확정한 터라 불안감은 없다. 우규민(LG)도 나름 매력적인 매물로 여러 안을 놓고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외의 선수들이다. 군침을 흘릴 정도의 매물이 아닌 경우, 구체적인 제안을 받기조차 쉬운 현실이 아니다. 용덕한, 조영훈(이상 NC), 봉중근, 정성훈(이상 LG), 이진영(kt)은 여의치않은 분위기다.

이들의 타팀이적은 보상선수로 인해 걸림돌이다.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의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원소속팀에 내줘야하는데, 선수이동이 폐쇄적인 KBO리그에서 유망주 출혈을 감안하고 데려오기란 쉽지 않다. 결국 소속팀 잔류가 최우선인데, 소속팀도 이런 현실을 모를 리 없고, 금액을 둘러싸고 해당선수와 시각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봉중근과 정성훈의 경우, 시각차가 존재해 장기화 조짐이 엿보인다. LG는 “FA 선수는 모조리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어려번 만났다”고 밝혔지만 이는 팬들을 위한 립서비스로 봐야한다. 이진영의 경우도 이젠 지명타자라고 볼 때 kt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예상하기는 힘들다. NC 소속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수시즌간 매년 겨울만 되면 ‘잭팟’을 터뜨리는 선수들로 FA 시장은 ‘쩐의 전쟁’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현역 커리어에서 쌓아온 기량이 내세울 게 못되고, 또는 어느새 삼십대 중후반이 된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FA 시장은 잔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프로의 생리다. 

사진 OSEN


 

기사제공 스포츠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