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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후원금, 장시호 '인정'·최순실·김종 '부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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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왼쪽부터)씨와 조카 장시호 씨,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2017.1.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장씨 강요 자백…최씨 "금메달 위해 후원 요청" 
삼성 이재용, 검찰서 "보고 못 받았다" 혐의부인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최은지 기자 =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최순실씨(61)의 조카 장시호씨(38)가 삼성 등으로부터 부당하게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하지만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 측은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데는 문체부 등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고, GKL에 대해서도 후원금을 강요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실질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7일 오전 열린 '최순실 일가의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 관련 첫 공판에서 장씨 측 변호인은 "강요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 등 세 사람은 삼성그룹과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각각 16억2800만원과 2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를 받고 있다.

장씨는 '강요 혐의를 자백하느냐'고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 "맞다"고 답했다. 장씨 측은 지난해 12월29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선 "강요에 의해 (삼성이) 후원금을 냈는지는 의문"이라며 핵심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 등에 의하면 이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 수뇌부의 직접 소통에 의한 지원임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미뤘다.

이어 "박 대통령은 후원금 지원이 통과되기 직전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독대했고, 특검도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금액을 대통령에게 제공한 뇌물 중 일부로 본다"며 "(삼성이 지원한) 16억여원은 김 전 차관과 관계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도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는 입장을 묻는 재판부에 대해 "인재육성이라는 영재센터의 취지에 공감해 설립을 도와준 적은 있다"면서도 "(후원 요청은) 좋은 취지에서 금메달을 향하고 있다고 하기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 변호인도 "영재센터가 설립되면 김 전 차관에게 설립과 운영에 대한 기업의 후원을 알아봐달라고 했지만, 삼성과 GKL을 특정해서 (알아봐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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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문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삼성 측은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데는 문체부 등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모 삼성전자 과장은 검찰 조사에서 "영재센터에서 후원금 지급을 독촉해 급하게 지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후원금 지급 결정은 (영재센터의) 윗선에서 정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삼성 측은 장씨와 함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추진했던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단 감독을 만난 후 후원금을 입금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지난 2015년 8월21일 호텔 커피숍에서 이 감독을 만나고 다음 날 5억원의 1차 후원금을, 지난해 3월3일 이 감독과 만난 당일에 10억원의 2차 후원금을 입금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장씨와 이영국 제일기획 사이에 후원금을 내기로 한 협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런 보고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후원금 요청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개입해 압박을 한 정황도 나타났다. 김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차관이 영재센터는 청와대의 관심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이 GKL에도 후원금을 내라고 압박했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이날 검찰은 이기우 GKL 사장이 김 전 차관의 말을 받아적은 수첩을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차관 재직 당시 이 사장에게 "삼성이 영재센터를 지원하고 있고 문체부에서도 3억을 지원한다"며 "여기에 더해 2억원을 GKL이 부담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정성대 GKL 국장도 검찰 조사에서 "이 사장이 내게 김 차관으로부터 연락이 왔으니 영재센터에 2억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며 "영재센터사업은 GKL의 사업목적과 맞지 않았지만 차관의 지시가 있어 지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최시가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 국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6월 (당시) 김 차관이 이 사장에게 '영재센터에 지원금을 주기로 했으면 한꺼번에 주지 그랬냐'고 했다"며 "김 차관은 후원금을 조기에 집행하라는 요구가 최순실씨의 요청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가 김 전 차관이 문체부 직원과 수사를 대비해 말을 맞춘 정황도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먼저 검찰 조사를 받은 정모 문체부 장애인체육과장과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검찰 측은 이를 "김 전 차관의 조직적인 말 맞추기 정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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