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간소한 조직’에 ‘인연’ 있는 의원들 합류
이재명 성남시장에겐 ‘조직’으로 한데 묶을 세력이 없다. 기성 정치권에서 맺은 인연이 적은 탓도 있지만, 이 시장의 스타일을 반영한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캠프는 콤팩트하게 간다”는 게 이 시장 쪽의 설명이다.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정치적으로 성장한 이 시장이 세를 불리는 방식으로 조직을 꾸려봐야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는 뜻이다.
국회 안에서 이 시장을 돕는 소수의 의원들도 계파보단 개인적인 인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장과 사법시험 제28회 동기인 정성호(3선·경기 양주) 의원은 사법연수원에서부터 이 시장과 “사회변혁운동에 뛰어들자”고 결의한 동지다. 캠프에서 역할을 맡기보다 국회 안팎의 네트워크를 꾸리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례 초선인 제윤경 의원은 시민운동가 시절 장기 연체자들의 악성채무를 탕감해주는 ‘주빌리은행’을 설립·운영하는 과정에서 이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1월 초순부터 정치부 기자들과 이 시장을 잇는 대변인 구실을 하고 있다. 제 의원은 2011년엔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캠프에서, 2012년엔 문재인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역시 초선인 김영진 의원은 이 시장의 중앙대 후배다. 김진표 의원 보좌관과 정책특보를 지낸 김 의원은 주로 전문가 그룹 조직과 정책 협의를 맡고 있다. 이렇다 할 좌장이 없는 캠프에서 김 의원은 실질적인 구심점을 맡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는 제 의원과 김 의원 정도가 실제 직함을 갖고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의 정책을 총괄하는 전문가 그룹에선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 역시 이 시장이 20대 시절부터 끈끈한 교분을 나눠온 사이로, 두 사람은 지난해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다니엘 라벤토스 지음)를 함께 번역해 펴내기도 했다. 이 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성남시 청년배당제도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이도 이 교수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등도 이 시장을 돕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장에게 가장 든든한 조직은 ‘손가락혁명군’(손가혁)이다. 이 시장의 에스엔에스 지지자 모임인 손가혁은 지난 15일 광주에서 7천여명의 회원이 모여든 가운데 출정식을 연 바 있다. 이 시장 쪽은 지난 10일 여의도 비앤비타워 3~4층에 계약한 새 둥지도 한 층은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안철수, 초선 ‘10인회’ 든든…좌장엔 이상돈 유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곁에는 국민의당 원내에서 ‘주니어 그룹’으로 꼽히는 초선 국회의원들과,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 ‘내일’ 및 국민의당 연구원인 ‘국민정책연구원’ 등 정책 자문 그룹 인사들이 있다. 정책 파트에서는 서울대 교수 출신 비례대표로 국민정책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초선 오세정 의원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의 오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안 전 대표와 정책 공약 마련에 소통을 이어왔다. 이와 함께 안 전 대표 계열 초선 의원으로 분류되는 채이배 의원도 경제 분야 정책 자문은 물론 비서·대변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세정·채이배 의원을 포함해 이용주·송기석 의원 등 당내 초선 의원 10명은 ‘10인회’로 불리며 안 전 대표와 주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탄핵정국 대응 방안과 대선 대비 방향 등을 논의해왔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선 이상 그룹에서는 안 전 대표의 최측근 김성식 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있다. 2012년 진심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재선 박선숙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 의원은 어떤 방식이든 안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 많은 조언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캠프 ‘좌장’ 후보로는 새누리당에서 2012년 대선 경험이 있는 이상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외 그룹에서는 싱크탱크 ‘내일’의 최상용 이사장과 박인복·박왕규 부소장이 주요 인물로 꼽힌다. 정기남 홍보위원장은 전략·홍보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 안희정, ‘홈닥터’들에게서 정책 자문
안희정 충남지사 곁엔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나, 오랜 인연을 맺어온 안 지사 쪽의 간곡한 요청으로 옮겨와 메시지와 캠프 총괄 실무를 맡고 있다. 1980년대부터 안 지사와 가깝게 지냈던 윤 전 대변인은 2000년 말 안 지사의 소개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금강캠프’에서 일하며 홍보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노 전 대통령을 돕던 486 핵심 그룹인 황이수 전 행사기획비서관,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 여택수 전 행정관도 안 지사와 함께하고 있다. 이병완 전 청와대실장도 일찌감치 안 지사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엔 권오중 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도 안 캠프로 옮겨왔다.
민주당 내 의원 그룹에선 2010년 안 지사가 도지사에 출마할 때 총괄특보를 맡았던 정재호 의원(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이 조직을 챙기고 있으며, 참여정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냈고 안 지사의 비서실장이었던 조승래 의원이 정책과 조직을 맡고 있다. 참여정부 행정관 출신으로 충남도 정무부지사로 일했던 김종민 의원도 홍보 분야에서 뛰고 있다. 안 지사와 같은 충청권 출신인 박완주 의원, 박수현 전 의원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합류한 백재현 의원은 의원들의 좌장 격으로 경선 준비 실무를 담당한다.
이밖에 안 지사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는 각종 포럼·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정책을 발굴한다. 안 지사는 여러 전문가를 ‘홈닥터’라고 부르며 수시로 정책을 조언받는다고 한다.
엄지원 송경화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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