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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실행 ‘건전콘텐츠 TF’, 김기춘 질책 한마디에 급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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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 전 실장, 김종덕 문체부 장관 불러 

“블랙리스트 지시 왜 이행안되냐” 다그쳐

그 뒤 ‘건전콘텐츠 티에프(TF)’가 이행 챙겨

김기춘과 영혼없는 공무원 만나 

문체부는 ‘정권 보위대’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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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소환되어 걸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화체육관광부 내 ‘블랙리스트’ 작업을 총괄 실행한 것으로 알려진 ‘건전콘텐츠 티에프(TF)’는 김기춘(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청와대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라”는 호통에 급조된 기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문화예술인을 지원해야 할 문체부가 김 전 실장의 말 한 마디에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정권 보위대’로 전락한 셈이다. 

24일 특검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4년 10월께 김 전 실장은 김종덕(구속) 당시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 지시가 왜 이렇게 이행이 안 되고 있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전 실장은 ‘좌파척결’과 ‘보수가치 확립’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지원을 끊으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그해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는 <다이빙벨>과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불안한 외출>이 상영됐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업무일지에는 그해 10월12일 <불안한 외출>에 출연했던 윤기진씨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회 의장이라는 사실과 함께 ‘검토, 보고 소홀, 누락-문체부 관계자’라고 적혀 있다. 청와대에서 문체부가 정권 입맛에 맞지 않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계속 문제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문체부 관계자들로부터 김 전 실장이 언급한 ‘지시’가 “정부 비판적인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하라는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이 ‘김 전 실장이 진노했다’며 얼굴이 달아올라서 빨리 보고서를 만들어 올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문체부는 곧바로 블랙리스트 작업을 실행하는 ‘건전콘텐츠 티에프’를 만들었다. 당시 티에프 팀장이었던 송수근 현 문체부 장관 직무 대행은 각 실국으로부터 문화예술인들 보조금 추진 상황을 확인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단체 지원 방안이 담긴 보고 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문체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2014년 10월 말 티에프 첫 회의가 열린 뒤 작성된 보고 문건을 확보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서 “김종덕 전 장관이 보고 자료를 들고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얘기를 했다. 우리는 대통령을 만나러 갔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문체부에 ‘티에프 팀 주요업무 현황, 활동내용, 회의록, 내외부 공문’ 등 자료를 요청했으나, 문체부는 “티에프는 특별한 형식 없이 일부 실국과장들이 부정기적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련 자료도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또 압색 과정에서 확보한 컴퓨터의 포렌식 등을 통해 문체부가 작성한 각종 리스트를 확보했다. 청와대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세종도서 선정 작업과 관련해 ‘창작과 비평’ ‘문학동네’ 등에 대한 지원을 줄이라고 지시했고 문체부는 이행사항을 꼼꼼히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조만간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여전히 블랙리스트 지시·관여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문체부 국실장까지 조 전 장관에게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의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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