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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탐호’ 레딩, 스탐다운 모습은 없었다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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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7일 밤 9시 30분 킥오프됐던 2016-2017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서, 잉글랜드 풋볼리그 챔피언십(2부리그) 레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리그)에 0-4로 완패했다. 무엇보다도 위험 지역서 상대를 막아내려는 의지와 집중력이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가 특히 관심을 모았던 건 적장으로 올드 트래퍼트로 돌아온 야프 스탐 레딩 감독이 있기 때문이었다. 스탐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서 뛰던 시절 세계적 수비수로 인정받으며 팀의 황금기를 함께했는데, 특히 거칠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적극적 수비와 상대 수비를 놓치지 않는 끈질긴 집중력이 돋보였던 수비수였다.

그러나 스탐 감독이 지휘하는 레딩은 이 같은 감독의 선수 시절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지도자가 된 스탐 감독에 대한 반가움에 더해, 그가 이끌고 온 팀이라면 스탐이 과거 풍겼던 터프하고 강력한 수비를 갖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팬이 있었다면 크게 실망했을 정도였다. 

물론 속한 리그의 차이, 선수들의 몸값 차이 등 기본적 전력에서 차이가 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날 레딩이 보인 수비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이른 시간 내준 두 실점은 차지하고라도, 레딩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상대를 자유롭게 두는 모습을 보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침투 패스를 뿌리는 2선은 물론 그 패스를 받는 최전방의 선수까지 늘 넓은 공간과 함께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릴 때에도, 레딩은 이를 끝까지 추격하지 않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이에 따라 유난히 몸이 가볍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공격수들은 크로스가 올라오는 지점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져있었음에도 매번 공에 먼저 발을 댈 수 있었다.

나와선 안 될 실수도 있었다. 마커스 래시포드의 압박이 좋았기는 했으나, 레딩이 후반 34분 실점했던 장면서 나온 알리 알-합시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헛발질 실수는 이날 레딩 수비진의 의지와 조직력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선수 시절 악바리라 불릴 만큼 집중력과 투혼이 좋았던 ‘수비 전문가’ 스탐으로선 친정 팀 팬들 앞에서 패했다는 아쉬움보다도 제대로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버린 자신의 팀 수비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을 듯싶다. 

스탐호의 수비는 전혀 스탐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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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영준 기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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