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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근 헌재 출석하니 이재만도 곧…탄핵지연 전략?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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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봉근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왼쪽)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오른쪽)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행방이 묘연했던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전 대통령 비서관이 오는 14일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함에 따라 또다른 문고리인 이재만 전 비서관의 출석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안 전 비서관은 탄핵심판 초기 이미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최근까지 소재 파악이 안 돼 증인 출석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변론이 막바지로 치닫자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소재 파악이 되지 않던 안 전 비서관이 헌재에 출석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헌재는 이 같은 입장을 전달받고 안 전 비서관의 신문기일을 오는 14일로 정했다. 

박 대통령 탄핵사건은 국민적 관심사로 헌재 심판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시간 보도 되고 있다. 따라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이 자신들이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는 만무하다. 그럼에도 두 전 비서관은 지금까지는 헌재의 증인출석 여부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갑작스레 태도를 변경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측이 두 전 비서관의 증인출석과 증인신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이재만 출석의사 밝힐 경우 변론기일 추가 불가피 

전문가들은 나란히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 가운데 안 전 비서관만이 먼저 출석의사를 밝힌 것에 석연찮은 점이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을 통해 출석의사를 밝힌 것은 지금까지 소재 파악이 불가능했던 안 전 비서관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사전에 '의사교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 경우 안 전 비서관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비서관 역시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일정 조율 등 의사교환을 했을 개연성도 높아진다. 

또 대통령 측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 1일 탄핵심판 10회 변론기일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만 전 비서관이 출석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안 전 비서관도 출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인출석이 불발될 경우 증인신청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비서관의 헌재 증인출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변호사의 발언 등에 비춰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두 사람과 헌재 출석 시기 등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앞서 증인으로 채택된 두 사람이 헌재에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2회 변론기일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하지만 변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미 증인으로 채택된 안 전 비서관이 직접 헌재에 출석해 증언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자 헌재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측은 안 전 비서관의 증인출석 등으로 변론기일을 연장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직까지 헌재 측에 출석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이 전 비서관이 뒤늦게 출석 의사를 밝힐 경우 헌재는 다시 한 번 변론기일을 추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헌재가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한 증인신청을 거부 할 경우 대통령 측이 마지막 카드로 이미 증인으로 채택 된 이 전 비서관의 출석을 장담하며 증인신문을 위한 기일 추가를 주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측이 재판지연 의도를 부인하더라도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의 헌재 증인출석은 대통령 측의 지연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특검의 활동종료 시간을 염두에 두고 탄핵심판 지연 시도를 하고 있는 대통령 측에게 1회의 변론기일 추가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 윤전추·이영선 순차출석 '세트 플레이'…안봉근·이재만도?

앞서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대통령 측 증인인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과 마찬가지로 앞선 사람의 증언내용을 바탕으로 ‘말맞추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윤전추·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도 같은 기일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갑작스레 헌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결국 이 행정관과 윤 행정관은 각각 다른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받았다. 

윤 행정관과 이 행정관의 증인신문을 모두 지켜 본 법률가들은 두 행정관의 증언이 짜 맞춘 듯 일치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던 두 행정관이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부인하는 근거가 될 “박 대통령이 옷값을 봉투에 넣어줬다”는 등 유사한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의상 대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한 진술을 뒤집으며, 헌재에서 윤 행정관이 한 증언과 일치되는 발언을 해 두 증인간의 조직적 말 맞추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비서관이 먼저 헌재에 출석해 증언을 하고 이 전 비서관이 이를 지켜본 뒤 말맞추기를 시도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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