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식 "최순실이 지시하면 얼마뒤 안종범 연락왔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현식 전 K 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헌재 탄핵변론서 'K스포츠 운영에 청와대 지시' 증언
정씨 "안종범의 재단 관련 얘기는 'VIP의중'으로 생각" 

【서울=뉴시스】임종명 김승모 기자 =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재단 운영에 청와대 측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정 전 사무총장은 7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순실씨가 업무 관련 지시를 하면 잠깐 시차를 두고 같은 내용으로 당시 안종범 전 수석으로부터 같은 얘기가 들어왔었다"며 "일종의 확인 과정인 것은 맞는데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수석과 최씨도 서로 알지 못하고 연락을 안 했다고 알고 있었다"면서도 "당시에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 직접 연락한다는 것은 '청와대가 어떤 형태로든 이 일(재단 업무)에 직접 관심을 갖고 관리든 추진이든 하겠구나'라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장은 K스포츠재단 직원 채용은 "최씨의 재가가 있어야 결정됐다"고 말하고 부서배치에 대해서도 "최씨가 정리했다"고 답해 박근혜 정부 비서실세로 지목된 최씨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정 전 총장은 안 전 수석에게 최씨의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물어본 적이 있음을 밝혔다.

그는 "안 전 수석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안 전 수석이 모르는 듯 증언한 적이 있냐"는 국회 측 질문에 "네"라고 말한 뒤 "최순실씨 실명은 말 안 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여자가 있는데 윗분하고 같은 의도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윗분'을 "대통령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최씨와 윗분의 의사가 서로 같은지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왜 물어봤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재무를 맡은 입장에서 큰 자금을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까 자금 집행할 때 혹시 맨 윗분이 집행하자는 의도하고 중간에서 연락하는 분의 의도가 일치하는지 자금관리자로서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생각을 안 했고 단지 비서관 중에서도 수석비서관이 얘기할 때는 VIP 의중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이후 정동춘 이사장이 새로 결정되는 과정과 관련해 국회 측이 "K스포츠재단 차기 이사장을 결정하는데 왜 청와대 경제수석한테 물어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재단 자체가 어떤 형태든 청와대가 지원하고 지시하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별도의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