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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특검-삼성, 더 복잡해진 방정식…칼자루 쥔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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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압수수색·이재용 영장 등
길목마다 법원 판단에 무게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 협상 내용 유출 논란으로 청와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이에 ‘불신의 골’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3자 관계가 한층 복잡하게 얽히게 된 모습이다. 

이처럼 꼬인 탄핵ㆍ특검 정국 속에서 길목마다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원의 책임이 막중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이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허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의 심문이 15일 오전 열린다. 

특검의 1차 수사 종료 기한(2월 28일)이 얼마남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심문 기일을 신속하게 지정한 것으로, 지난해 연이은 촛불집회와 관련 행정법원의 신속한 심리 과정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당일에도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심문에서는 특검이 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행정소송은 행정청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당한 국민들이 제기할 수 있고, 국가기관은 다른 기관의 처분에 불복할 다른 수단이 없을 때만 예외적으로 소송을 낼 수 있다. 

여기에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발로 끝날 때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 ‘최순실 게이트’ 수사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어필할 공산이 크다. 이에 맞서 청와대 역시 특검 압수수색에 불응한 부분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며, 만약 행정처분으로 인정되더라도 형사소송법상 군사ㆍ공무 비밀 유지 지역인 점을 근거로 정당한 처분이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고 어느 쪽이 법리에 더 부합하는지, 국가적으로 이익이 되는 지 등을 판단하게 된다.

한편 특검 수사의 무게중심이 박 대통령에서 삼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또 다시 법원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대변인)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측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 5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원점에서 검토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장이 재청구 될 경우 지난달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 이후 특검이 얼마나 추가 증거를 확보했는지가 관건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법원이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까지 입증이 되는 셈이다. 반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은 특검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대근·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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