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김진석·황소영]
2009년, '슈퍼스타'가 되고 싶어 울산서 올라온 통통한 청년은 꿈을 이뤘다. 72만명과 대결해 우승자가 됐다. 그게 서인국(30)의 시작이었다. '슈퍼스타'가 된 서인국은 다음해 정식 앨범을 냈다. '사랑해U'는 음원차트는 물론 순위 프로그램 1위 트로피까지 챙겼다. 이후에도 음반 활동은 계속했고 혹독한 다이어트로 얻은 외모 덕에 드라마에서도 찾는 손길이 많아졌다.
2011년 '사랑비'로 배우 첫 발을 디뎠고 다음 해 '응답하라 1997'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응답하라'의 성공은 시리즈로 이어졌고 서인국은 배우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고교처세왕' '너를 기억해' '38사기동대' '쇼핑왕 루이' 등 주인공을 맡는 드라마마다 히트했고 연기력은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아쉽게도 서인국의 차기작은 입대다. 올해 유독 많은 배우들이 입대를 앞뒀고 서인국도 그중 한 명이다. "입영일자가 나오진 않았어요. 기다리고 있는 입장인데 모르겠어요. '가기 싫다' 이런 느낌은 아니에요. 마냥 싫진 않은 기분이에요."
술 깨나 마시는 서인국이다. 이날 주종도 바꿔가며 술을 마셨다. 맥주부터 소주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말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말한다. "술이 술술 들어가니 술술 말하게 되네요. 알아서 안 써주실거라 믿고 그냥 말할게요. 헤헤."
-지난해 쉼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갔어요.
"'38사기동대'가 끝나고 한 달 반 만에 '쇼핑왕루이'가 방송됐어요.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과연 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잠시 주저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웃음)"
-제대로 좋은 기운을 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해였고 고마운 해였어요. 음원도 성적이 좋았고 작품들도 모두 잘됐고 정말 행복한 해였는데 그래서 좀 무섭기도 하더라고요. 항상 양면성이라는 게 있잖아요. 좋은 게 있으면 또 안 좋은 게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경험들을 해왔으니까 주저하거나 무섭지는 않아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어요."
-두 작품 연속해서 호흡을 맞춘 오대환 씨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조인성이란 캐릭터가 저와 절친 캐릭터인데 불과 한 달 전 작품에서 적대관계에 있었잖아요. '38사기동대'가 흥행했기에 시청자들이 적응하기 힘들 거란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은 흔들림이 없으셨어요. 믿었던 거죠. 감독님 판단에 감탄했고 오대환 형 연기에도 감탄했어요. 그 전의 모습이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180도 변신했죠. 형의 코믹신을 보고 저 역시 배꼽을 잡았어요."
-tvN '응답하라 1997'을 잇는 대표작이 탄생했어요.
"대표작인 건 잘 모르겠는데 터닝포인트인 건 확실해요. '38사기동대'는 제가 지향하는 연기가 있었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현실 연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한동화 감독님이 추구하는 바와 딱 맞아 떨어졌죠. 그간 다른 작품들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지만 '38사기동대'가 앞으로 연기하는데 어마어마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 흥행이 좋지 않아 힘들던 시절도 있었죠.
"시청률이 안 나왔는데 연기까지 별로인 작품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없었어요. 당연히 저 역시 사람이니까 흥행을 두고 아쉬운 감정들이 올라와요. 하지만 스태프들을 보면 그 생각이 바로 없어져요. 그 생각을 가지고 꽁해있으면 굉장히 개인적인 사람이에요. 현장만 해도 100명이 넘는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안 좋은 글이든, 좋은 글이든 관심을 표해주는 사람까지 하면 정말 어마어마하잖아요. 시청률 때문에 제가 해야 할 부분을 잃는다면 그분들에 대한 배신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바로바로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어요. 그랬기에 '쇼핑왕루이' 첫 방송 당시 시청률이 5% 나왔을 때 별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현장에 갔는데 평상시랑 다른 낯선 공기가 느껴지길래 '오를 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키스장인'이란 별명에 대한 생각은요.
"민망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잘한다고 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근데 한 치의 거짓 없이 키스신은 남자 배우의 몫이 아니에요. 먼저 시작하는 게 남자 배우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키스를 하기까지의 스토리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서사시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보는 사람이 이해가 가야 키스신도 예뻐 보이는 거거든요."
김진석·황소영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장소=삼청동 르꼬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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