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 등 대부분 특수·강력통 전현직 검사들로 구성 / 유일한 판사 출신 이규철 특검보, 화려한 언변·의상으로 화제 / ‘독종’ 윤석열·한동훈 파견검사, 7시간 넘는 영장심사 이끄는 등 화력 보태
박영수 특별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검팀은 16일 오전부터 17일 새벽까지 무려 19시간 동안의 사투 끝에 이 부회장을 구속수감했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기간(70일) 만료를 11일 앞두고 재계서열 1위 삼성그룹 총수 구속이란 ‘대어’를 낚았다. 그동안 특검팀을 향해 ‘촛불민심을 의식해 무리한 수사를 한다’, ‘국정농단 특검을 만들었더니 삼성 특검으로 변질했다’ 등 비난을 퍼붓던 이들은 머쓱해졌다. 박영수(65) 특별검사를 비롯한 특검팀 구성원들의 면면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17일 오전 5시36분 특검팀이 재청구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무려 19시간 동안 영장을 심사한 한 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이 함께 영장을 청구한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선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회장 구속의 1등공신은 단연 박 특검이다. 그는 검사 시절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은 특수통 명장답게 재계서열 1위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2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해 결국 발부를 받아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사법연수원 10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섭렵하고 200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핵심 지휘부. 왼쪽부터 윤석열 검사, 양재식 특검보, 박 특검, 이용복·박충근 특검보. |
박충근(61·사법연수원 17기) 특검보는 4명의 특검보 중 가장 선임이다.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서 근무하며 주경야독을 한 끝에 사시에 합격해 ‘늦깎이’로 검사가 된 저력의 사나이다. 수원지검 강력부장, 대구서부지청장 등을 지냈으며 검사 생활 대부분을 조폭 잡는 강력부에서 보낸 대표적 강력통이다.
이용복(56·사법연수원 18기) 특검보도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을 지낸 전직 검사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2년 선관위를 상대로 한 디도스 공격 의혹사건 특검팀에 참여해 특검보를 지낸 경험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 특검에선 주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수사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입’으로 불리는 이규철 특검보가 언론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
양재식(52·사법연수원 21기) 특검보는 박 특검과 검찰 시절부터 변호사 개업 후 현재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 박 특검의 ‘복심’으로 통한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부회장 영장실질심사에 특검팀을 대표해 ‘공격수’로 나서 삼성 측 변호인들과 무려 7시간30분 동안 설전을 벌인 끝에 구속을 관철시켰다.
이규철(53·사법연수원 22기) 특검보는 특검팀 지휘부 중 유일한 판사 출신이다. 법원에선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원주지원장 등을 지냈다. 법리에 치밀하고 언변이 탁월해 특검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거의 매일 TV로 생중계되는 특검 브리핑에 출연해 ‘옷 잘 입고 말 잘하는 법조인’으로 명성이 자자해졌다.
이밖에 파견검사 중에선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와 한동훈(44·사법연수원 27)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이 단연 눈길을 끈다. 윤 검사는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검찰의 대표적 특수통으로 전날 이 부회장 영장심사에도 직접 참석해 법원을 상대로 구속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2012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사건을 수사하다가 박근혜 대통령 눈밖에 나 좌천되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
한 검사 또한 검찰에서 대기업 수사를 주로 맡아온 특수통이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시절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에도 법원이 한 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한 장 회장을 상대로 치밀한 보강수사를 벌인 끝에 영장을 재청구해 결국 발부를 받아냄으로써 ‘독종’이란 별명을 얻었다. 특검팀 합류 전에는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에 투입돼 고재호 전 사장 등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태훈·장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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