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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중에 김정태까지...‘역적’에 모인 연기神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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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지혜 기자] 김상중, 서이숙, 김정태, 박준규까지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 연기력 출중한 중견배우들이 대거 집합해 눈길을 모은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다. 4회까지는 어린 길동으로 아역배우 이로운이 극을 이끌었고, 5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어른 길동인 윤균상이 출연하고 있다.

김상중은 ‘역적’의 1막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이다. 그는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로 분해 순리에 따르는 평범한 노비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혁명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모개의 굴곡진 인생은 기득권에 대항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메타포와 같다. 이를 김상중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은 표정 변화 하나로 백 마디 대사를 대신하는 김상중의 연기는 연달아 ‘역적’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김상중 이외에도 ‘역적’에는 묵직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다수 존재한다. 서이숙은 아모개와 지독한 악연으로 묶인 참봉 부인을 맡았다. 목소리로 상대방을 압도할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서이숙은 김상중과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든 유일한 존재였다.

서이숙과 김상중이 맞붙는 장면은 ‘역적’의 하이라이트로 떠올랐다. 서로를 죽여야만 완성되는 아모개와 참봉 부인의 악연을 두 사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표현해냈다. 시청자들은 뒤틀린 가족애로 괴물이 되어버린 참봉 부인을 표현한 서이숙을 향해 극찬을 쏟아내는 중.

김정태는 ‘역적’ 1막의 가장 잔인한 악역으로 급부상했다. 김정태는 권력으로 자신의 잔인함을 덮어버리는 충원군 역을 맡았다. 충원군은 노비를 마음대로 짓밟아 죽이고도 왕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형벌을 받지 않는 권력의 최상부다. 기득권의 횡포를 대표하는 인물.

그는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지난 13일 방송된 5회 막바지에 아모개를 불러 노비를 찾아 달라는 주문을 하는 충원군의 모습은 찰나였지만 아모개의 불행을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몇 마디 되지 않는 대사임에도, 김정태는 충원군의 서슬 퍼런 광기를 그대로 표현해냈다.

이외에도 박준규, 김병옥, 이준혁과 같은 차진 조연들도 눈길을 끈다. 박준규는 아모개의 오른팔 소부리로, 김병옥은 아모개 덕분에 사또가 된 엄자치로, 이준혁은 이북 사투리가 매력적인 용개 역으로 분했다. 세 사람은 김상중을 필두로 익화리 패거리를 담당하며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무게감을 더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역적’에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드라마의 품격을 올리고 있다. 아모개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김상중을 필두로 한 지금의 중견배우 군단은 당분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 이들의 연기열전이 지속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이 날로만 늘어가고 있다. / [email protected]

[사진] ‘역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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