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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에서 만난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더 3人

조아라유 0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19)] 2014년 드래프트

 

 



고려대학교는 전통적인 포워드 강호다. 농구명문답게 각 포지션별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었지만 특히 포워드 쪽에서 굵직한 대어를 종종 배출했다. 2014년 이전까지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례 고려대 출신 1순위가 나왔는데 모두 포워드(1998년 현주엽, 2000년 이규섭)였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2014년 또한 그러한 ‘믿쓰고(믿고 쓰는 고려대 포워드)’의 연장선이었다. 이전 현주엽, 이규섭 시절 그랬던 것처럼 탄탄한 체격에 힘좋고 기술까지 갖춘 전천후 파워포워드가 드래프트에 참가했고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오리온스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당 선수를 지명했다. 다름아닌 '두목 호랑이'로 불렸던 이승현(31‧197cm)이다.

직전 드래프트에서는 경희대 3인방으로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다음해 이승현을 품에 안은 오리온스는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전해 3인방과 함께 드래프트에 나왔다고해도 누가 1순위였을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상당했을만큼 대어중의 대어였기 때문이다. 김종규, 김민구를 제치고 1순위를 가져갔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않았다.

특정 대학교가 아마 무대에서 맹위를 떨치게되면 거기에 포함되는 전성기 주축 멤버들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으며 높은 순위로 지명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고려대도 그랬다. 당시 멤버들 속에서 리딩가드 역할을 주로 담당했던 박재현은 직전 드래프트에서 경희대 3인방 바로 다음인 4순위로 지명되었으며 호랑이 군단의 살림꾼이자 실질적 리더였던 이승현은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1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팀내 외곽 화력을 책임졌던 김지후는 4순위로 뒤를 이었으며 이후 다음에 이어질 드래프트에서도 문성곤, 이종현이 연달아 1순위 영광을 가져갔다. 명성에 비해 신인드래프트에 이름값을 못할 때가 많았던 고려대가 모처럼 제대로 위용을 뽐낸 시기였다. 그만큼 당시 고려대가 강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큰 이변이 없는한 이승현의 1순위가 확실한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가운데 그나마 변수로 꼽힌 선수를 언급하자면 연세대학교 김준일(31‧201cm)이다. 그는 공격력 하나만큼은 이승현을 포함한 해당 드래프트 빅맨선수 중 가장 우위에 있으며 프로에서도 즉시전력감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준일은 이승현을 제치지는 못했다. 몸싸움, 리바운드, 전략수행능력, BQ 등 기타 능력치에서 이승현 쪽으로 무게추가 실렸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이승현보다 낫다고는하지만 다른 부분에서의 차이를 뒤집을만큼 격차가 큰 것은 아니었다. 수비력은 더 올라가고 기타 능력치는 조금씩 다운그레이드된 오세근이 이승현에 대한 기대치였으니 말 다했다.

전해 드래프트 1, 2순위인 김종규, 김민구 정도가 아니라면 두목호랑이의 1순위 지명을 위협할 상대는 없었다. 김준일같은 경우 다른 후보군과는 격차가 있을만큼 가능성을 인정받고있었던지라 2순위로 무난하게 삼성에 지명됐다. 사실 3순위 정효근(30‧201cm)까지는 충분히 짐작 가능한 부분이었다.

지금이야 아쉬운 BQ 등을 지적받으며 빅윙의 시대 1티어에서 살짝 밀려있는 모습이지만 드래프트 당시만해도 누구라도 탐낼만한 원석중 하나였다. 시야, 테크닉 등에서는 다듬어야될 부분이 많았으나 2m가 넘는 사이즈에 운동능력까지 갖춘 포워드는 당시 쉽게 보유하기 어려운 레어템임이 분명했다.

해당 시기는 현재 잘나가는 빅윙들이 등장하기 약간 전이었다. 더욱이 동기생들보다 1년 먼저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던 것인지라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키우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선수’로 꼽혔다. 후순번에 좋은 가드 재목들이 있기는 했으나 이승현, 김준일같은 검증된 빅맨자원이 아니라면 정효근의 재능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을 것이다는 후문이다.

4순위부터 9순위까지는 가드가 연달아 지명됐다. 전체 가드 포지션으로 보면 슈팅가드 김지후(31‧187cm)가 가장 빠른 4순위였으며 포인트가드 중에서는 김기윤(31‧180cm)이 6순위로 부름을 받았다. 그외 이호현, 최승욱 등 지금의 시선으로 봐도 쏠쏠한 가드자원이 적지않았다. 최원혁은 당시 2라운드 3순위에 지명된바있다.

주목할만한 선수는 허웅(30‧183.5cm)이다. 농구를 시작할 무렵부터 이미 허재의 첫째 아들로 유명세를 타고있던 그는 드래프트 가드 최대어중 한명으로 평가받았다. 스타 2세라는 상품성을 떠나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로 주목받고 있었던 이유가 크다. 이미 당시도 잘했지만 중학교때 농구를 시작했음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해온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4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팀은 KCC였는데 공교롭게도 해당팀의 감독은 허웅의 부진 허재였다. 이에 팬들과 언론의 관심은 부자가 한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추느냐에 집중됐다. 하지만 그런 상황 자체가 불편했던 것일까. 허감독은 유력한 4순위 후보 허웅을 거르고 김지후를 선택한다.

지명 당시에도 이미 허웅은 김지후 이상가는 평가를 받고있었으며 이후 두선수의 격차가 커지면서 한동안 KCC팬들의 아쉬움이 그치질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4순위 지명자였던 김지후가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긴 가운데 허웅뿐 아니라 당시 드래프트 지명자들이 무려 3명이나 FA를 통해 KCC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허웅과 이승현이 동시에 들어온 것을 비롯 올해 비시즌간 이호현까지 영입됐다. 드래프트 당시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미래다.


 

 



▶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1라운드
1순위 이승현(고려대 포워드‧오리온스 지명) / 2순위 김준일(연세대 센터‧삼성 지명)
3순위 정효근(한양대 포워드‧전자랜드 지명) / 4순위 김지후(고려대 가드‧KCC 지명)
5순위 허웅(연세대 가드‧동부 지명) / 6순위 김기윤(연세대 가드‧KGC 지명)
7순위 이호현(중앙대 가드‧오리온스 지명) / 8순위 이현석(상명대 가드‧SK 지명)
9순위 최승욱(연세대 가드‧LG 지명) / 10순위 배수용(경희대 포워드‧모비스 지명)

▶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2라운드
11순위 김수찬(명지대 가드‧모비스 지명) / 12순위 주지훈(연세대 센터‧LG 지명)
13순위 최원혁(한양대 가드‧SK 지명) / 14순위 박철호(중앙대 센터‧KT 지명)
15순위 석종태(동국대 포워드‧KGC 지명) / 16순위 김영훈(동국대 포워드‧동부 지명)
17순위 한성원(경희대 가드‧KCC 지명) / 18순위 이진욱(상명대 포워드‧전자랜드 지명)
19순위 배강률(명지대 포워드‧삼성 지명) / 20순위 (지명포기 KT)

▶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3라운드
21순위 박민혁(건국대 포워드‧모비스 지명) / 30순위 김만종(성균관대 센터‧오리온스 지명)
*기타 팀은 지명포기
 



 



KCC에서 함께 하게된 KBL판 채치수와 서태웅

이승현의 기록을 보고있노라면 ‘개인 성적에 크게 신경쓰지않는 스타일’, ‘궂은 일에 능한 살림꾼’등의 이미지와 달리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특정 한부분에 뛰어나기보다는 전방위로 고르게 좋다. 팀 플레이 위주로 헌신하면서도 클래스 자체가 뛰어난 선수임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물이다. 오리온스 우승 당시의 챔피언결정전 성적은 정규시즌때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만큼 큰 경기에서 강한 심장과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이승현은 상당 부분에서 만화 슬램덩크의 모범생 빅맨 채치수와 흡사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누구보다도 지기싫어하는 근성과 넘치는 열정을 바탕으로 팀 승리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판박이다. 채치수는 농구 밖에 모를 정도로 해당 종목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빛나거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는 크게 관심없다.

농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더불어 자신이 속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동료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경우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아쉬운 순간에는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토닥이며 위로해준다. 이승현 또한 그런 캐릭터다. 아마시절부터 쭉 그래왔고 프로에서도 변하지않았다. 이름값에 비해 개인기록은 탁월하지않을지 몰라도 다들 한가지는 분명히 알고있다. ‘이승현이 뛰는 팀은 강하다’

◆ 이승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35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1.3득점, 5.8리바운드, 2.4어시스트, 1스틸, 0.5블록슛

◆ 이승현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6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4.2득점, 5.5리바운드, 2.2어시스트, 1.3스틸, 0.3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22년 2월 1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 34득점 / 어시스트 ☞ 2015년 11월 5일 울산 모비스전 = 9개 / 리바운드 ☞ 2019년 12월 5일 서울 SK전 = 15개 / 스틸 ☞ 2021년 12월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 8개​ / 블록슛 ☞ 2020년 12월 12일 서울 SK전 = 4개


 

 



타팀 선수가 우리 팀으로 옮겨오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후 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게된다. 크게 무난한 선수, 기대에 못미치고 부진한 선수, 기대를 웃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로 나눌 수 있다. 허웅같은 경우 세 번째에 해당된다. 아직 굵직한 타이틀이나 우승 등은 없지만 한시즌동안 여러 가지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며 어느새 원래 KCC에 있던 선수마냥 잘 녹아들고있는 모습이다.

지금은 삼성으로 갔지만 이정현은 ’다른 팀일때는 몰랐지만 우리팀이 되니 정말 대단한 선수다‘는 평가를 받았다. 빼어난 기량을 앞세워 경기력으로 공헌한 것을 비롯 특유의 리더십이나 친화력을 통해 팀 전력이나 분위기에도 플러스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현재 허웅도 그렇다. 매시즌 기량이 늘고있으며 특히 클러치에 강한 면모를 통해 접전 승부에서 든든함을 주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은 물론 경기장 안팎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않으며 팀내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팀 분위기가 안좋거나 이런저런 갈등이 생길 때는 중간에 나서서 풀어주는 역할까지 해준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인기 스타임에도 특별한 구설수 없이 솔선수범하며 팀을 위해 집중하는 자세에 팬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승현이 채치수라면 허웅은 서태웅으로 불린다. 잘생긴 얼굴에 많은 고정 팬을 몰고다니는 이유가 큰데 어떤 면에서 만화속 캐릭터보다도 더 낫다. 서태웅은 실력은 출중하지만 팀플레이가 약하고 자기 중심적인 성격으로 인해 독고다이같은 캐릭터가 강하다. 반면 허웅은 팀플레이나 분위기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이른바 ’성격좋은 서태웅‘이다.

비시즌 합류한 최준용같은 경우 실력은 확실하지만 예상치않은 돌발행동 등으로 인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하지만 KCC팬들은 걱정없다. 상무에서 돌아올 송교창에 이승현, 허웅, 정창영 등이 모두 모범생 타입이기 때문이다. 특히 허웅같은 경우 친화력을 앞세워 개성있는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는 만큼 여러 가지 부분에서 믿음을 주고 있다.

◆ 허웅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341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2.3득점, 2.4리바운드, 3.1어시스트, 1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21년 12월 1일 창원 LG전 = 39득점 / 3점슛 성공 ☞ 2022년 2월 14일 창원 LG전 = 7개 / 어시스트 ☞ 2015년 9월 19일 서울 삼성전 = 13개 / 리바운드 ☞ 2021년 3월 10일 창원 LG전 = 8개 / 스틸 ☞ 2021년 11월 1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 5개​


 

 



과거의 이승현 라이벌, 새로운 팀에서 날아오를까?

많은 이들은 김준일과 이승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나란히 KBL을 대표하는 빅맨으로 성장하기를 바랬다. 물론 지금은 둘을 라이벌로 보는 의견은 거의 없어졌다. 건강한 김준일은 충분히 위력적인 선수였지만 이승현이 역대급으로 너무 잘한 이유가 크다. 놀라운 것은 아마 때의 이름값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부분에서는 현재도 이승현에게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승현은 공격보다는 수비 등 궂은 일에 더 집중하는 살림꾼 유형으로 기록지가 의미없는 현 KBL 최고의 블루워커다. 하지만 이승현과의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진 지금 김준일이 겉으로 보이는 기록에서나마 이정도까지 따라붙을 수 있는 것은 선전으로봐도 충분하다.

김준일은 일반적인 빅맨과는 살짝 결이 다르기는 하다. 많은 이들이 빅맨에게 바라는 골밑 장악력이나 수비 등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수비시 적극성이나 이해도 모두에서 지적을 받고있으며 BQ도 좋은 편은 아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통산 8시즌을 뛰면서 두자릿수 득점 시즌이 3번, 9득점 시즌이 3번인 부분은 공격에서만큼은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김준일의 공격 옵션은 매우 다양하다. 빅맨치고 준수한 기동력과 볼 핸들링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라 빈틈이 발견됐다 싶으면 바로 치고들어가 페이스업 공격을 성공시키는가하면 속공상황에서 비하인드 백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골밑슛을 올려놓기도 한다. 3점슛은 잘 안던지는 편이지만 미들슛은 거리에 상관없이 잘 꽂아넣는다.

턴어라운드 점프슛같은 경우 주특기중 하나이며 골밑 인근에서의 훅슛에도 능하다. 외국인선수와의 몸싸움에서도 어지간해서 밀리지 않을만큼 힘이 좋아 포스트 인근에서 충돌이 일어나도 쉽게 밸런스를 잃지않는다. 워낙 공격수로만 이미지가 굳어져서 그렇지 최근 들어서는 수비등 기타 플레이에서도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직전시즌 창원 LG에서 반등의 불꽃을 피어낸 김준일은 시즌 종료후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계약 기간 4년에 2023~24시즌 보수 총액 4억 5천만 원(연봉 3억 1천 5백만 원, 인센티브 1억 3천 5백만 원)의 조건으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합류했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198cm), 최진수(202cm), 장재석(202cm), 김현민(198cm) 등 장신자가 많은 팀이다.

더욱이 함지훈, 장재석과 김준일은 포지션이나 역할이 겹친다. 현대모비스는 양적으로는 빅맨, 장신자가 차고 넘친다. 하지만 함지훈의 노쇠화로 인해 에이스 혹은 주포 역할을 이어갈 선수가 필요했고 김준일에게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조합의 장신자들과 호흡을 맞춰나간다면 김준일 또한 자신의 색깔을 좀더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 김준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93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0.4득점, 4.2리바운드, 1.5어시스트, 0.6스틸, 0.6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5년 2월 18일 서울 SK전 = 37득점 / 어시스트 ☞ 2015년 2월 12일 안양 KGC전 = 8개 / 리바운드 ☞ 2019년 2월 3일 인천 전자랜드전 = 14개 / 스틸 ☞ 2020년 1월 7일 안양 KGC전 = 4개​ / 블록슛 ☞ 2017년 1월 14일 고양 오리온전 = 4개


 

 



단점이 장점을 덮은 정효근과 김지후

앞서 언급한데로 드래프트 당시 정효근은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다. 현재처럼 주전급 장신포워드, 빅윙 등을 보기 힘들었던 시기인지라 빅맨급 사이즈로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며 득점을 올리고 패싱게임에도 참여하는 정효근의 잠재력은 모든 지도자들이 탐낼만 했다.

운동능력도 좋았으며 대경상고 시절 가드로 활약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많은 프로 스타우트들은 정효근에 대해 '쉽게 나오기 힘든 포텐을 가진 대형 기대주다'는 호평을 아끼지않았다. 일부이지만 ’고점은 이승현 못지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확실한 시그니처 무브가 있지는 않았으나 이것저것 할 수 있는게 많았다.

아쉽게도 현재까지의 정효근은 다양한 장점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아쉬운 BQ를 가장 큰 이유로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그 사이 리그에는 송교창, 최준용, 문성곤, 양홍석, 안영준 등 다재다능한 빅윙들이 등장해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 정효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316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8.3득점, 4.1리바운드, 1.6어시스트, 0.6스틸, 0.6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3월 3일 전주 KCC전 = 24득점 / 어시스트 ☞ 2022년 10월 19일 원주 DB전 = 8개 / 리바운드 ☞ 2017년 1월 6일 전주 KCC전 = 13개 / 스틸 ☞ 2017년 10월 28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 4개​ / 블록슛 ☞ 2021년 1월 12일 안양 KGC전 = 4개

드래프트 직후 김지후에 대한 KCC팬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많은 팬들이 허웅을 더 원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최상은 김지후가 허웅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차세대 주역으로 올라서는 것이었다. 아쉬움은 점차 응원의 목소리로 바뀌어갔다. 사실 허웅만 아니었다면 김지후 픽은 충분히 납득가능했다.

앞서 언급한데로 그는 고려대 전성시대를 만든 주인공 중 한명이었다. 기울어진 경기를 김지후의 한방으로 뒤집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을 정도로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슈터로서 큰 장점이었다. 접전에서도 자신 있게 외곽슛을 명중시키는 김지후가 있었기에 이승현-이종현의 ‘트윈타워’도 더욱 위력을 떨칠 수 있었다.

연세대, 경희대 등 라이벌들과의 대결에서 막판 뜨거웠던 승부에 찬물을 끼얹는 한방을 터뜨리는 것은 주로 김지후의 몫이었다. 그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어느덧 그의 이름 앞에는 ‘대학 최고 슈터’라는 명예로운 훈장이 붙었다.

당시 팀내 상황도 김지후 개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강병현과 김민구의 부상으로 강점으로 꼽혔던 2번 자리에 구멍이 생겼음은 물론 장신 슈터 장민국도 김태술을 데려오기 위해 떠나보낸 상태였다. 김태술이라는 정통 포인트가드와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버티고 있던 만큼 질 좋은 패스를 받아 정확한 외곽슛만 성공시켜준다면 예상보다 빨리 팀 내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김지후 본인에게는 분명 기회였다. 아쉽게도 김지후는 주전 슈터로 성장하지 못했다. 3점슛, 미들슛 등 슈팅력 하나는 확실했지만 그것 뿐이다는게 컸다. 수비, 패싱능력, 돌파, 센스 등 다른 부분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슈터 자체로서도 아쉬운게 많았다. 운동능력, 주력, 순간 속도 등 좋은 슈터를 가르는 이런저런 요소에서 평균 이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슈팅력 자체는 출중했으나 슛찬스를 만들어내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컸을 수 밖에 없다. 잠깐 잘하다가도 상대팀의 수비가 집중되면 슛기회 조차 제대로 잡지못하고 허둥대기 일쑤였다. KCC에서 자리를 잡지못한 김지후는 이후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되었고 다음 시즌부터는 신생팀 소노 스카이거너스에서 뛸 예정이다.

소노의 팀컬러가 양궁농구이고 김승기 감독이 누구보다도 슈터를 잘 활용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부활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김지후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지라 엄청난 결의가 요구되고 있다. ‘웅거후(허웅 거르고 김지후)’라는 불명예스런 말만 남기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 김지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43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6득점, 1.2리바운드, 0.7어시스트, 0.5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6년 11월 26일 부산 KT전 = 25득점 / 3점슛 성공 ☞ 2016년 11월 26일 부산 KT전 = 7개 / 어시스트 ☞ 2015년 3월 1일 부산 KT전 = 4개 / 리바운드 ☞ 2014년 12월 19일 안양 KGC전 = 6개 / 스틸 ☞ 2017년 2월 25일 울산 모비스전 = 3개​

김기윤은 아쉬운 선수다. 막 포텐이 터지려는 시점에서 팀 동료의 음주운전 사건에 함께 휘말렸고 그 과정에서 본인 역시 심신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으며 결국 소리소문없이 은퇴하고 말았다. 선수로서 김기윤이 안타까운 이유는 흔치않은 퓨어 포인트가드였다는 점이다. 현 리그에서 주전급 정통 1번은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대부분이 듀얼가드이며 때론 가드가 맞나싶을 정도로 포지션만 1번인 선수도 적지않다. 당시 불미스러운 사고만 없었다면 김기윤은 전성기를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 선패스 마인드를 가지고있는 것을 비롯 2대 2플레이에 능했으며 무엇보다 3점슛 능력이 좋다는 점에서 미래가 기대됐다. 이재도와의 트레이드 당시에도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평가받은바 있다. 본인이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해도 동료의 음주운전을 방조했고 그로인해 미래를 잃었다.

◆ 김기윤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39경기 출전, 평균 6.5득점, 1.3리바운드, 3.2어시스트, 0.7스틸​


 

 



이호현은 대기만성형 가드다. 7순위로 지명될 때만 해도 꽤나 유망주로 분류됐지만 오리온스, 삼성 시절에 걸쳐 쟁쟁한 선배들을 넘지못해 백업 멤버를 전전했다. 경기를 많이 출전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듯 보였고 어지간한 농구 팬들은 그의 이름을 알아주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기회를 잡았다. 가드진의 부진, 부상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업 가드로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줬고 시즌 중반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주전으로까지 도약했다. 때문에 시즌 종료후 무보상 알짜 FA로 불렸고 지난 5월 계약 기간 4년, 보수 총액 2억 4,000만 원에 KCC로 이적했다.

◆ 이호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11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4.1득점, 1.3리바운드, 1.8어시스트, 0.5스틸​

최원혁은 송도중고 출신으로 한양대 시절부터 스몰볼을 추구하던 팀컬러에서 수비수로서의 역량을 잘 발휘한 선수다. 블루워커 스타일로 득점보다는 안정적인 리딩과 수비 등 궂은 일에 특화되어 있다. 특히 에이스 스토퍼로서의 역량이 뛰어난데 신장은 크지않지만 힘이 좋고 발이 빨라 자신보다 큰 선수를 상대로도 몸을 비벼가며 수비를 펼친다. 때문에 같은 1번 포지션은 물론 최대 3번까지도 커버가 가능하다. 찰거머리같이 자신의 마크맨을 따라다니면서도 순간적인 도움수비나 트랩에도 능해 전천후로 활용이 가능한 수비수다. 시즌 종료후 FA 신분을 얻었고 3년 2억원에 원소속팀 SK와 재계약했다.

◆ 최원혁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77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7득점, 1.6리바운드, 1.2어시스트, 0.4스틸​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농구카툰 크블매니아(최감자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KBL 제공, 문복주 기자, 윤민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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