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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세월호 참사 직후 멍 빼는 주사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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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2일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특검법 수사 대상인지, 범죄에 해당되는지 논란이 있어 직접 수사는 불가능했다. 핵심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사실들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부수적으로 몇 가지 조사된 것은 있다.” 

<시사IN> 취재에 따르면, 특검이 확인한 ‘부수적인 팩트’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박 대통령의 미용 주사 의혹에 대한 정황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재임 기간 백옥·마늘·비타민·신데렐라 주사 등을 맞았다. 필러·보톡스 같은 미용 주사와 실을 주입하는 얼굴 리프팅 시술도 받았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하고 실종자 구조 작업 중이던 2014년 4월과 5월에도 미용 시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잦은 시술 탓에 얼굴에 남은 멍 자국을 지우기 위해 멍을 빼는 주사도 맞았다. 2013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하는 대통령의 오른쪽 뺨을 보면 실 자국이 선명하다(위 맨 왼쪽 사진). 박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한 의사는 “실 리프팅 시술이 분명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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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의료 농단을 수사한 특검의 한 관계자는 “정황으로는 드러나는데 당사자(의료진)들이 부인하고 청와대가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컸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관련 진술 등을 통해 하나하나 확인해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양제나 미용 관련 주사를 놓은 의료진으로 확인된 이들은 대통령 자문의였던 정기양 연세대 세브란스 교수를 비롯해 조여옥 대위 등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다. 또 비선 의료 장본인으로 꼽히는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무허가 시술자인 이른바 주사 백 선생, 압구정동 성형외과 원장, 허리 전문 ㄱ병원 의사 등도 주사를 놓았다. 특검팀은 또 줄기세포 전문인 차병원그룹 계열사 차움병원의 한 의사, 알바이오(옛 RNL바이오)의 간호사도 박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세월호 참사 당일 전후로 박 대통령이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제보가 청와대 주변에서 날아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청와대에 가장 자주 드나든 의사는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이다. 김 전 원장은 차움병원에서부터 최순실·순득 자매를 진료했고,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후보 시절부터 영양주사 등 각종 주사를 처방했다. 최순득씨 이름으로 주사제를 처방한 뒤 청와대로 반입한 사실이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한 달에 두세 차례씩 청와대에 드나들며 마늘주사 등 각종 주사를 놓았다. 링거 주사를 맞는 동안 박 대통령이 김 전 원장에게 말을 자주 걸었지만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은 세월호 참사 전후에 청와대에 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은 4월16일 오전 진료를 보고 오후에는 골프를 치러 갔다고 해명했다. 김 전 원장은 2014년 4월과 5월에 청와대에서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도 그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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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잘 놓아서 대통령이 좋아했다” 

대통령 자문의였던 정기양 교수도 박 대통령 얼굴에 주사를 놓았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정 교수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10여 차례 주사를 놓았다고 한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정기양 교수가 주사를 잘 놓아서 대통령이 좋아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박 대통령이 눈 밑이 불룩한 것과 양쪽 눈의 비대칭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이를 해소하려고 필러를 했고, 눈가 잔주름 해소를 위해 보톡스를 시술했다”라고 말했다. 

시술 장소는 청와대 의무동이 아닌 관저였다. 청와대는 관저에 집무 공간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기양 교수는 “2013년 청와대에 주로 갔고, 2014년에는 서너 번 간 것으로 기억한다. 2014년에는 대통령에게 주사 시술을 하지 않았고, 실 리프팅 시술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 교수는 광주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도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얼굴에서 멍 자국이 보인다며 세월호 7시간 의혹과 미용 시술의 연관성이 집중 제기되었다. 청문회에 출석한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병원에서 장모 시술을 한 후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특검도 김 원장을 소환해 이 부분을 조사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전날에는 골프용품을 사러 백화점에 갔고, 가족과 외출했다고 한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2014년) 4월15일과 16일 김 원장의 동선을 면밀히 확인했으나 혐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김 원장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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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보안손님인 김영재 원장은 2013년 12월 청와대에 처음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에는 박 대통령이 얼굴 마비와 비대칭에 대해 그에게 상담을 했다고 한다. 얼굴에 실을 삽입해 주름을 제거하는 실 리프팅 시술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구했으나 김 원장 측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김 원장의 한 가족의 말이다. “2014년 2월 박 대통령이 눈썹 부위가 자꾸 찌그러지게 보인다고 해서 원장님이 보톡스 주사로 교정을 했다. 그것이 박 대통령에게 한 첫 시술이었다. 그다음에 청와대에 들어간 것이 세월호 참사가 난 직후인 2014년 4월21일쯤이었다. 청와대에서 급히 연락이 와서 대통령 얼굴에 주사 멍을 빼는 것을 상의했고 멍 빼는 주사를 놓고 왔다.” 통상 얼굴 멍은 주사를 맞은 지 하루 이틀 뒤에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4월20일 전후에도 주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4월19일에는 세월호에서 첫 시신을 수습했고, 4월20일부터 시신이 무더기로 수습되던 때였다. 

세월호 참사 뒤에도 미용 주사 포기 안 해 

김영재 원장은 2014년 5월 중순에도 청와대의 긴급 호출을 받았다. 김영재 원장의 한 측근은 “제주에서 골프를 치다가 원장님이 긴급 호출을 받고 바로 청와대에 들어가서 멍 빼는 주사를 놓았다. 그때가 대통령과 세월호 유족들이 청와대에서 만난 날(5월16일) 직후인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 원장은 히알라제라는 주사를 청와대 관저에서 놓았다고 한다. 

특검팀과 비선 농단에 관여한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2014년 4월과 5월, 박근혜 대통령이 1~2주 간격으로 얼굴에 주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성형외과 의사들은 줄기세포 시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 압구정동 한 성형외과 원장은 “보톡스와 필러 등은 보통 6개월에 한 번 정도 시술한다. 박 대통령이 시술한 것으로 알려진 실 리프팅은 수명이 더 길다. 이렇게 자주 주사를 맞았다면 줄기세포 시술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순실씨가 다녔던 병원의 한 관계자도 “최순실씨가 PRP(PlateletRich Plasma·자신의 피에서 혈소판을 분리해 주사하는 요법) 주사로 허리 치료에 효과를 봤다. 그러고 나서 노화방지를 위한 줄기세포 시술을 주로 받았다”라고 말했다. 

 

 

제대혈은 태아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으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세포의 성장·재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가 풍부하다. 난치성 질환 연구를 위해 산모로부터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으며,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받아 치료 및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이름으로 진료를 받았던 차움의 차광렬 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제대혈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적이 있는 한 의사는 “관저에서 박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고 나오는데 줄기세포와 관련한 차움 브로슈어를 여러 장 본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줄기세포 시술 쪽으로 방향을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의사들의 거짓말이 최순실보다 세고 단단했다”라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줄기세포 시술을 한 것 같다. 청와대 출입 현황만 파악하면 세월호 7시간의 진실과 의혹은 쉽게 풀릴 일이지만 청와대가 비선 의료 농단을 철통 경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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