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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지옥에 들어갔다 왔다… 스피드는 리그 최강 좌완 파이어볼러, 성장도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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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는 리카르도 산체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KBO리그 좌완 투수 중 가장 빠른 평균 구속을 자랑하고 있는 산체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희소하다는 의미다. KBO리그에서 그 격언(?)의 중요성은 더 강해진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타자들이 많고, 한편으로 잘 치는 좌타자 비중이 더 높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KBO리그 외국인 선수 선발 트렌드도 이런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KBO리그에 좌타자들이 득세하니, 좌타자에게 상대적으로 강한 좌완을 데려오면 '기본은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투수 출신인 최원호 한화 감독 또한 "국내 리그는 좌타자들이 잘 치는 리그다. 좌완 투수들이 많이 생겨났다고는 하나 전체 비율로 따지면 우완에 비해 상당히 부족하다"며 여전히 희소성이 있다고 봤다.

그런 인식 속에 한화도 올해 부상으로 구단의 속을 태운 끝에 일찌감치 낙마한 버치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26)를 영입했다. 최 감독은 "타격이라고 하는 게 시선에서 멀어지는 공일 수록 정확하게 타격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비슷한 기량이라면 좌완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당시 선택을 지지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풀에서 경력이나 기량이 화려한 선수를 데려오기는 어려웠다. 실제 산체스도 메이저리그 경력은 2020년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3경기를 뛴 게 전부다. 경력에서 내세울 것은 없었다. 영입 당시까지만 해도 한화의 선택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있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물음표를 점차 느낌표로 바꿔놓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약상은 충분히 기대 이상이다.

산체스는 7일 현재 시즌 13경기에서 69⅔이닝을 던지며 5승3패 평균자책점 2.84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19,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2개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삼진 비율이 높은 건 아니지만 빠른 공으로 장타를 억제하는 능력이 있다. 아직 모두 다 완성된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있다. 바로 패스트볼 구속이다. 리그 최정상급이다. 스피드만 놓고 보면 이런 선수가 없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산체스의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9.6㎞다. 산체스보다 더 빠른 평균 구속을 보유한 선발 투수(선발 400구 이상 소화)들은 안우진(키움)과 문동주(한화)를 비롯해 5명이 있지만, 모두 다 우완이다. 좌완으로는 산체스가 가장 빠르다. 심지어 좌완 불펜 1위인 팀 동료 김범수(149.2㎞)보다도 구속이 더 높다.


 

▲ 산체스는 우타자 몸쪽 승부와 패스트볼의 구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산체스는 팀 적응과 친화력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KBO 트리플크라운 달성자 출신인 '레전드' 윤석민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 또한 구속이 빠른 건 분명한 장점이라고 짚었다. 윤 위원은 산체스에 대해 "KBO리그에서 평균 150㎞를 던지는 좌완 선발은 없다. 여기에 슬라이더가 140㎞까지 나온다. 제구도 좋은 편이거, 슬라이더도 팔 높이를 두 가지로 놓고 던지는 것 같다. 우타자 몸쪽도 잘 던진다"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건 많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입단 후 절정의 활약을 보이다 7월 8일 SSG전(3이닝 8실점), 7월 21일 NC전(5이닝 5실점) 당시 고전하기는 했다. 그러나 당시 부진은 투구 버릇이 잡힌 것과 연관이 있다. 상대 타자가 구종을 예상할 수 있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를 수정한 산체스는 이후 2경기에서 합계 13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활약하며 정상궤도에 올랐다.

지금까지 보여준 기량은 긍정적이다. 친화력과 붙임성, 적응력 모두 으뜸이다. 한국어를 생각보다 잘하고, 동료들에게 많은 것을 묻는다는 후문이다. 한화 프런트 직원들이 굉장히 좋게 보는 외국인 선수다. 최 감독 또한 "포수뿐만 아니라 투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정)우람이한테 볼 배합도 물어보고 이야기해주고 그러더라. 굉장히 잘 다가가는 스타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다만 확실하게 재계약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중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 어필하는 과정이 필요할지 모른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 감독은 "산체스는 국내에서 평균 이상의 구속을 가지고 있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있다. 또한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다"면서 "국내 리그에서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평균 140㎞대 후반의 공을 구석으로 던진다"면서 현재 활약에 비교적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사실 그렇게 좋은 운영은 아니다. 나이도 아직 어리다. 빅리그 경력도 별로 없다"면서 경기 운영에서는 조금 더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아직 어린 나이에 KBO리그와 같이 144경기를 뛰는 리그에서의 경험은 부족한 산체스다. 후반기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이 경기 운영에서의 노련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다 빠른 구종의 완급 조절까지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외국인 선수에 크게 혼쭐이 난 한화로서는 되도록 검증된 외국인과 재계약하는 게 안정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산체스가 그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산체스가 확실한 재계약 카드가 되기 위해서는 경기 운영 능력의 발전이 필요하다 ⓒ곽혜미 기자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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