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변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과 국회 양측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변론전쟁'에 나설 태세여서 각자 준비한 최후 변론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오후 2시 열리는 최종변론에서 양측 대리인단은 주어진 시간 30분을 넘겨 변론을 이어가는 등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일한 선례인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변론에서도 대통령과 국회 측은 탄핵 인용과 기각을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당시 국회 소추위원단은 재판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최후변론을 1시간 30분가량 이어가며 노 대통령의 탄핵사유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에 맞서 대통령 대리인단도 국회 측 주장을 반박하며 탄핵소추의 적법절차 위반과 탄핵사유의 부당성에 관한 주장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우선 탄핵소추 의결이 적법절차를 위반해 탄핵심판 자체가 근거 없이 이뤄졌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에게 충분한 방어기회를 주지 않았고, 여러 사유를 일괄 표결해 개개 사유마다 표결해야 한다는 '탄핵소추 원리'를 위배했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을 근거로 검찰 진술조서를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헌재가 이를 증거로 채택했다며 공정성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크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은 채 이정미 권한대행 체제로 8명의 재판관이 심리를 이어가는 것은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의 탄핵소추 사유가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각자 대리' 방침을 밝힌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대리인단 전원이 돌아가며 진술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내용이 중복될 수도 있어 변론시간은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대척점에 있는 변론 상대방인 국회 소추위원단도 대통령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해가며 탄핵사유를 입증하고 인용 결정의 필요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강제모금 의혹과 더블루K·플레이그라운드 등 '비선 실세' 최순실씨 소유로 알려진 회사들에 대한 각종 특혜·지원 의혹 등 박 대통령의 연루 정황이 상당 부분 구체적으로 밝혀진 탄핵사유를 설명·입증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미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공소장에 적시된 박 대통령의 혐의 내용 중 탄핵사유에 포함되는 사실도 선별해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의 뇌물죄 관련성을 강조하는 데에도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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