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정윤회 문건' 사건 검찰 수사 당시 개입 의혹
특검, 우병우 의혹 규명 못한 채 검찰로 이첩
검찰 수뇌부까지 겨냥해야하는 만큼 '난망' 관측 커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마무리짓지 못한 우병우(50) 청와대 전 민정수석 의혹 수사가 검찰에서 해결될지 주목된다.
우 전 수석 수사는 궁극적으로 현직 검찰 수뇌부를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칼'을 제대로 쓰기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 전 민정수석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문이 불거졌을 당시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윤회 문건은 지난 2014년 11월 최순실(61·구속기소)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촉발 시켰다.
당시 검찰은 '문건 유출' 경위를 캐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2014년 1월5일 "대통령 기록물 반출로 국가적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의혹의 핵심인 비선실세 문제가 아닌 문서유출 경위를 파고들어 수사하고, 처벌한 것이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검찰 수사에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상당한 압력을 행사해 수사의 방향을 틀었다는 의혹도 있었다.
또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감찰관이 우 전 수석 개인비리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자 이를 방해하고, 검찰과 경찰에 협조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도 출범 당시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예고한 바 있다. 특검 임명장을 받은 직후였던 지난해 12월2일 박영수 특검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박 특검은 '김수남 검찰총장도 수사 대상이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필요하다면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에 대한 특검팀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특검팀 내부에서 우 전 수석 관련 수사를 놓고 이견이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우 전 수석 수사를 본격적으로 벌인다면 법무부과 검찰 내부를 정면으로 겨냥할 수 밖에 없는 만큼 파견검사들이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특검은 우 전 수석 관련 조사를 하면서도 법무부 관련자들과 현직 검사들은 한번도 조사하지 않고, 법리상 입증이 어려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특검팀은 기소하지 않고 수사를 통째로 검찰에 넘기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따라 다시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넘겨받는 검찰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고, 권력을 휘두르던 우 전 수석의 상황이 달라진만큼 수사가 불을 뿜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검찰은 정윤회 문건 관련 의혹부터 다시 들여다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수사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우 전 수석 조사를 하려면 현직 검찰 수뇌부까지 사정권에 둬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벌어질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이 우 전 수석과 통화한 사실이 보도되는 등 검찰 수뇌부가 우병우 의혹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온만큼 수사가 미온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윤회 사건을 '문서 유출' 사건으로 수사했던 지휘자가 당시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는 점도 본격 수사의 난관으로 꼽힌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은 언제나 죽은 권력에는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살아있는 권력과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없이 약해지는게 관례였다"며 "우 전 수석 수사를 하려면 지금 검찰의 수뇌부도 건드려야하는데,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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