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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기회 못 살리는 로마 고질병, 탈락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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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S로마는 전반전을 압도했지만 하프타임이 될 때까지 리드를 잡지 못했다. 역전할 수 있었던 시간을 살리지 못한 결과는 탈락이었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은 로마가 올랭피크리옹을 2-1로 꺾으며 끝났다. 그러나 1차전에서 리옹이 4-2로 승리했기 때문에 합계 전적 5-4로 리옹이 8강에 진출했다.

최근 팀 컨디션이 하락세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역전 가능성은 충분했다. 홈에서 두 골을 넣고 승리하면 되는 상황에서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한 에딘 제코를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로마는 앞선 10차례 홈 경기 중 5경기에서 3골 이상 넣고 승리할 정도로 홈 득점력이 좋은 팀이다.

전반전 경기력은 충분했다. 로마는 이날 모든 경기 지표에서 우세했고, 특히 전반전은 압도적이었다. 슈팅 횟수에서 15 대 3으로 압도적이었다. 로마는 골대를 맞힌 슛 한 번, 유효슈팅 8번으로 슛의 위력 역시 충분히 높았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안토니오 뤼디거의 강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불운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나 세트피스 실점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전반 16분 마티외 발뷔에나의 프리킥을 센터백 무크타르 디아카비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오히려 리옹이 앞서 나갔다. 돌발 상황이 아니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위협이기 때문에 로마가 미리 견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디아카비는 앞선 1차전에서도 경기의 첫 골을 넣으며 로마를 어려운 흐름으로 몰고 갔고, 2차전 득점을 통해 유로파리그에서만 3골이나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디아카비를 견제했으나 낙하지점을 포착하는 속도에서 따라가지 못했다.

1차전과 같은 방식으로 리드를 빼앗긴 로마는 적극적으로 반격했으나 1분 뒤 다니엘레 데로시의 프리킥을 케빈 스트로트만이 간신히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30분에 걸친 맹공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모하메드 살라의 절묘한 힐 패스를 받은 스트로트만의 슛, 제코의 재빠른 중거리슛은 앙토니 로페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로마는 첫 교체 카드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윙백 브루노 페레스 대신 투입된 윙어 스테판 엘샤라위가 재빠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뤼카 투사르의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교체 투입된지 1분 만이었다. 그러나 디에고 페로티, 프란체스코 토티의 투입은 그만큼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로마의 우세는 여전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로마 수비에 빈틈이 많아지며 리옹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아 나갔다. 전반에 리드를 잡지 못한 로마는 결국 한 골이 부족해 탈락했다.

두 경기를 통틀어 보면 180분 내내 무너지지 않은 팀이 이긴 승부였다. 두 경기를 통틀어 보면 로마가 우세했던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나 로마는 1차전에서 한때 2-1로 리드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막판에 무너지며 두 골을 허용해 결국 불리한 상태로 2차전에 돌입했다. 당시 로마의 수비 집중력과 조직력 모두 붕괴돼 있었다. 장기 레이스가 아닌 녹아웃 제도 토너먼트에서 집중력 저하는 치명적이다.

이날 교체 투입된 토티는 41세인 올해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 1992년 데뷔 이후 국제 클럽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토티는 이번 유로파리그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으나 결국 '유럽 무관'으로 경력을 마칠 것이 유력하다. 전반적인 전력은 좋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잘 무너지는 로마의 고질적인 문제는 토티의 마지막 시즌까지 발목을 잡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기사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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