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안형준 기자]
클리블랜드가 보스턴을 스윕하고 ALCS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10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6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와 3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보스턴에 4-3 신승을 거두고 시리즈를 스윕했다. 디비전시리즈를 3경기만에 끝낸 클리블랜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십시리즈로 향한다.
1차전에서 상위타선의 힘을 앞세워 1점차 승리를 거둔 클리블랜드는 2차전에서는 에이스 코리 클루버가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를 압도하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2차전과 3차전에서는 하위타선이 힘을 냈다. 완벽한 투타의 조화였다. 클루버를 제외한 선발진은 압도적이지 못했지만 보스턴 선발진과 매치업에서 지지 않았고 타선은 필요할 때 점수를 냈다. 불펜진도 무너지지 않았다.
클루버가 완벽투를 펼친 2차전을 제외하면 1차전과 3차전 클리블랜드 마운드에는 경기 중반을 지워낸 '연결고리' 앤드류 밀러가 있었다. 프랑코나 감독은 리그 최고의 셋업맨이자 마무리투수인 밀러를 2번째 투수로 활용하는 변칙기용을 펼쳤다.
1차전 5회 2사에서 밀러를 기용한 선택은 승부사 프랑코나 감독의 진가가 드러난 선택이었다. 선발 트레버 바우어가 3실점으로 호투하던 상황이었지만 좌타자 브록 홀트를 맞아 밀러를 투입했다. 7회 이후가 어울리는 투수였던 밀러는 5회라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듯 2루타와 볼넷을 내줬지만 데이빗 오티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밀러는 핸리 라미레즈와 젠더 보가츠,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삼자범퇴로 막아내 보스턴의 경기 중반을 지웠다. 밀러는 3차전에서도 6회 마운드에 올라 선행주자 1명의 득점을 허용(데이빗 오티즈 희생플라이)했지만 자책점 없이 2이닝을 막아냈다.
밀러의 조기 투입은 2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밀러의 능력과 보스턴의 강점을 알고 있는 프랑코나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올시즌 팀타율 1위(0.282, OPS 0.810)인 보스턴은 경기 후반에도 강했지만 초중반에 특히 강한 팀이었다.
▲보스턴 2016시즌 이닝별 타격성적
1회:.302/.370/.497, 29HR 111RBI
2회:.264/.334/.454, 23HR 91RBI
3회:.322/.383/.485, 18HR 107RBI
4회:.271/.342/.440, 22HR 83RBI
5회:.281/.346/.507, 31HR 109RBI
6회:.303/.374/.504, 29HR 119RBI(ML 1위)
7회:.273/.334/.444, 25HR 88RBI
8회:.253/.314/.410, 19HR 66RBI
9회이후:.259/.329/.391, 12HR 62RBI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선발투수는 대부분 팀 내에서 확실한 기반을 가진 에이스들이다. 그런 선발투수가 극도로 부진하지 않는 이상 4회까지는 선발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 이미 코디 앨런과 댄 오테로, 브라이언 쇼 등 수준급 불펜진을 보유한 프랑코나 감독은 보스턴 타선이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6회를 포함해 중반 2이닝을 밀러에게 맡겨 지웠다(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시리즈 7득점 중 3득점을 5-6회에 기록했다).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낸 2004년 사령탑이었던 프랑코나 감독은 2011년까지 보스턴을 이끌었다. 200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한 촉망받는 선발 유망주 밀러가 플로리다 말린스를 거쳐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것은 프랑코나 감독이 마지막 해를 맞은 2011년이었다. 올시즌 클리블랜드에서 밀러를 다시 만난 프랑코나 감독은 풍부한 선발 경험을 가진 밀러를 '1이닝 이하용 투수'로 한정짓지 않았다(2016 밀러: NYY 44G 등판-1이닝 초과 투구 3G/CLE 26G 등판-1이닝 초과 투구 8G).
밀러와 보스턴을 모두 잘 알고 있던 프랑코나 감독은 최근 활약으로 굳어진 밀러의 이미지를 깨는 변칙기용을 과감히 시도해 강적을 꺾었다. 가장 활발한 공격을 펼쳐야 하는 경기 중반에 가장 강력한 벽을 마주한 보스턴 타선은 가진 힘을 다 발휘하지 못했고 데이빗 오티즈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3경기만에 마칠 수 밖에 없었다.(자료사진=앤드류 밀러와 테리 프랑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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