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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자랑” “출마말라”…반기문 맞는 4당 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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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누리 “품격과 수준 다른 리더십 보여달라” 구애

바른정당 “자기 철학·비전 분명하게 제시해야”

국민의당 “환영”, “새누리 근처엔 가지말라” 견제구

민주당 “정쟁 뛰어들지 말라” 본격 검증 공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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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25일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제주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겨레> 자료사진

 

 

12일 오후 예정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속내 복잡한 정치권이 제각각 ‘주판알 튕기기’를 시작했다. 반 전 총장 쪽이 당분간 특정 정당을 택하지 않고 여러 세력의 연대를 모색하는 ‘빅텐트’를 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이날 오전 각 정당은 자신의 처지와 이해를 반영한 ‘4당 4색’의 반응을 내놓았다.

가장 적극적인 정당은 새누리당이었다. 전날 인명진 당 비대위원장은 “반 전 총장에게 매달리지 않겠다”며 배짱 좋은 발언을 했지만,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으로선 어떻게든 이번 대선을 반 전 총장과 연계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솔직한 속내는 이날 정우택 원내대표가 드러냈다. 그는 12일 오전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충심으로 조언 드린다”, “10년간 세계 리더로서 공헌을 높이 평가한다”, “반기문은 전 국민의 자랑이자 국가적 자산임을 잊지 말고, 엄중한 현실에서 품격과 수준이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절절한 구애의 메시지를 보냈다.

반 전 총장과 연대 가능성이 가장 큰, 이른바 ‘제3지대’로 분류되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일단 환영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거리를 뒀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도 고려하는 한편 반 전 총장 쪽의 속내를 일단 가늠해보겠다는 일종의 ‘밑간 보기’ 차원이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0년간 국제사회에서 수고하신 반 총장께 진정으로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대한민국 위해 어떤 일을 할 건지 자기 철학과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 최근 불거진 의혹을 남김없이 해명하고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저와 국민의당은 정치인 반기문 아닌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반기문의 귀국을 환영한다. 10년 간 사무총장으로 대한민국 빛낸 반기문에 대한민국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당 이용호 의원은 “귀국하시면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향후 좌표와 방향을 잘 설정하시기 바란다. 새누리당 근처나 혹은 새누리 위장 정당의 근처에 안 가시는 것이 좋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반 전 총장과 가장 확실한 각을 세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은 이날도 차가웠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0년의 활동에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저는 세계적인 평화 지도자로 남아서 존경받는 삶을 사시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선 출마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는 길이기보다 정쟁에 뛰어들어 이미지 실추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충고를 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오늘 하루는 고생하시고 들어오신 것을 격려하지만, 민주당과 반대편에 서시겠다면 저로서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한다”면서 향후 혹독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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