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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도 뚫지 못한 靑…압수수색 대치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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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다. 청와대 측은 3일 오후 2시쯤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불승인사유서를 제출했고, 특검은 청와대에서 철수했다.

 

 

'압수수색→자료분석→대면조사' 구상 흔들
임의제출 가장 현실적…알맹이 쏙 뺀 자료만 넘길수도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청와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경내진입 불가입장을 고수하며 압수수색 시간끌기에 나섰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에서 활용하려던 특검 구상에 차질은 물론 압수수색 집행의 장기화까지 우려된다.

특검은 3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3개의 영장을 들고 청와대를 찾았지만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와 111조(공무상 비밀과 압수)를 근거로 압수수색 집행을 거부했다. 특검은 5시간여 만에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청와대의 버티기가 충분히 예견됐던 만큼 특검도 준비를 했다. 특검은 수사 초기부터 청와대 압수수색을 염두에 두고 법리검토를 해왔지만 청와대가 거부할 경우 강제집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황교안 대통령권대행을 통한 우회로와 여론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통상 압수수색영장 기한은 일주일이지만 특검은 청와대를 대상으로는 이례적으로 한달짜리 영장을 끊었다. 특검 공식 활동기한인 28일까지로, 언제든 상황변화가 생기면 집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황 대행에게 청와대 압수수색의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도 보냈다. 특검의 수사기한 연장권한도 쥐고 있는 황 대행의 결심에 따라 압수수색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하지만 황 대행 측은 "대통령비서실장, 경호실장이 관련 법령에 따라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을 내세워 사실상 협조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역시 특검의 압수수색 집행 시도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실시하는 것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므로 심히 유감"이라며 "불소추특권은 대통령이 재직 중 국가를 대표하면서 그 신분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조치"라고 주장했다. 향후에도 특검의 경내진입 불가방침도 분명히 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이 난항을 겪으면서 남은 방법은 여론에 기댄 청와대 압박과 검찰과 마찬가지로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촛불민심과 거센 하야 요구를 일축하며 비판여론에 덤덤한 반응을 보여왔다. 청와대가 여론을 의식해 압수수색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청와대 경내진입을 시도했던 검찰 특별수사팀의 임의제출 선례가 가장 현실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청와대의 비협조가 예상되는 만큼 얼마나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와대가 보안 등을 이유로 내세워 검찰 때와 마찬가지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자료들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압수수색 대상장소가 10곳이 넘는 만큼 자료의 양도 방대한데다, 청와대가 이를 선별한다는 구실로 시간끌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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