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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경기 무패’, 맨유는 왜 6위일까?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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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14경기 연속 무패다. 쉽지 않은 기록이다. 2016년 10월 24일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첼시전 패배 이후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그리고 올해 1월을 넘어 2월까지, 패한 적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얘기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14경기 연속 무패란 기록의 눈부심을 반감시키는 실체가 숨어 있다. 14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건 사실이나, 성적은 7승 7무에 쳤다. 특히 최근 세 경기에서는 3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더딘 승점 쌓기 중이다. 그 결과 23라운드가 끝난 현재 맨유의 순위는 6위, 여전히 그 자리다.

현재 맨유(승점 42점)와 1위 첼시(승점 56점)와 승점 차이는 14점이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지만 뒤집기 쉽지 않은 차이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리버풀(승점 46점)과 승점 차이는 4점이다. 여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2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47점)와도 승점 5점 차라 해볼 만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게 있다. 22라운드 스토크 시티나 23라운드 헐 시티처럼 승점 3점을 얻어야 할 팀들에게는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속 승점 1점씩 얻는 데 그치면, 지금까지처럼 계속 6위에 머물러야 할 지도 모른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0-0 헐 시티
-. 2017. 2. 2. 올드 트래퍼드
-. 득점: 없음.

축구는 통계의 스포츠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해도, 심지어 소나기 슛을 퍼부으며 경기를 압도했다고 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데 축구에서 아예 통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최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팅 당 득점률을 18위(8.8%)라고 말했다. 슈팅 열 개 중 하나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통계는 참으로 정확한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골문을 두들겨도 골을 뽑아내지 못할지 한숨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졸전이었다. 상대가 강등권에 놓인 헐 시티라 숨 고르기 차원에서 1.5군 멤버를 쓴 것도 아니었다. 래시포드가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내보낼 선수는 다 내보내고 헐 시티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팅은 헐 시티 수문장 야쿠포비치의 선방에 연거푸 막히거나 어이없이 골문을 자꾸 벗어났다. `헐 시티전에서 15개의 슈팅(유효 슈팅 6개)을 퍼붓고도 한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는데, 이쯤되면 <스카이스포츠>가 내놓은 통계는 대단히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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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Star: 맨유가 만들어준 ‘야신’ 야코포비치

헐 시티 수문장 야쿠포비치 골키퍼의 모습은 마치 삼국지 속 장판파 싸움에 등장하는 장비를 연상케 했다. 1대11이라는 표현을 해도 될 만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방위적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던져 막아냈기 때문이다. 특히 골과 다름없던 여섯 차례 유효 슈팅을 기막힌 방어 능력을 발휘해 막아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의심의 여지없는 최고의 수훈갑이었다.

그런데 그 야쿠포비치 골키퍼를 바라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회한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점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 후 선수들의 마무리 능력에 한숨을 내쉬며, 특히 후반 중반 골문 앞에서 결정적 기회를 놓친 마타의 슛을 두고 “대단히 나쁜 마무리였다”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을 정도다. 동료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게 옳은지는 둘째치더라도, 이브라히모비치가 거론한 나쁜 마무리는 팩트인 듯하다. 그 나쁜 마무리 덕에 야쿠포비치는 이날 경기에서는 야신이 되었다.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0-4 맨체스터 시티
-. 2017. 2. 2. 런던 스타디움
-. 득점: 전반 17분 더 브라위너, 전반 21분 실바, 전반 39분 헤수스, 후반 22분 투레(이상 맨체스터 시티)

백승호와 동갑으로 현지 나이 19세에 불과한 앳된 소년이 브리튼 섬 전역을 들뜨게 했다. 지난해 8월에 계약을 맺고 지난 1월에 브라질 명문 파우메이라스에서 공수한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신예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다. 지난 FA컵을 통해 도움을 기록한 제수스는 처음 나선 리그 경기에서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하며 자신이 역대급 재능임을 몸소 입증해냈다. 제수스는 맨체스터 시티의 137년 역사상 선발로 나선 리그 첫 경기에서 골과 도움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천재적 재능의 기록 파괴는 이뿐이 아니다. 브라질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어린 나이(19세 304일)에 EPL 데뷔 골(최연소는 2008년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하파엘 다 실바, 18세 122일)을 기록했다. 

이날 더 브라위너의 선제골을 돕고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활약에 힘입어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제수스를 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제수스는 득점 본능을 지닌 파이터다. 어시스트에도 대단히 능하다”며 칭찬했다. 영국 정론지 <더 타임스>와 <가디언>을 비롯한 현지 주요 언론들은 제수스의 활약을 신문 1면에 도배했다. <데일리 미러>는 ‘스위트 제수스’라는 헤드라인을 1면에 박았다. 2,7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천재 소년이 맨체스터 시티의 타이틀 경쟁을 다시 부추길 것이라는 아직은 섣불러 보이는 부제를 과감히 단 것도 그를 향한 기대감의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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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Wow: 제수스에 가려진 올드보이들의 활약

제수스도 뛰어났지만 맨체스터 시티를 지탱해왔던 ‘올드 보이들’의 리딩이 없었다면 신예들의 활약들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올드 반열에 오르긴 뭣하지만 어느덧 팀에서 중참이 된 더 브라위너는 EPL 50번째 경기에서 30호 공격 포인트(11골 19도움)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와 개인 기록을 동시에 자축했다. 선제 골로 승리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은 포인트였다. 

최고참급인 실바는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더 브라위너와 함께 쌍끌이에 앞장섰다. 실바는 이번 시즌 원정에서만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커리어 통틀어 원정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투레 또한 올드 보이의 활약에 가세했다. 투레는 라힘 스털링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완승에 방점을 찍었다. 투레의 페널티킥 성공률은 100%인데, EPL에서 찬 11개를 모두 성공했다. 가히 살인적인 성공률이다.

■ 선덜랜드 0-0 토트넘 홋스퍼 
-. 2017. 2. 1. 화이트 하트 레인 
-. 득점: 없음. 

토트넘으로선 속이 쓰릴 법하다. 경기 내용서 완전히 압도했기 때문에, 주말 열렸던 FA컵 위컴전서 극적 승리를 거두며 얻은 상승세를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만약 이겼더라면 선두 첼시를 승점 7점 차로 쫓는 단독 2위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토트넘은 리그 사이에 열렸던 컵 대회서 필요 이상으로 주전들의 체력을 사용한 게 뼈아픈 듯보인다. 토트넘은 이처럼 3일 간격으로 열리는 경기에서 매번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는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팀 전술 특성상 많은 활동량과 체력을 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이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보다 높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리그서 단 두 번의 패배를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번 다 3일 전 다른 대회를 치르고 임했던 때에 당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리그가 주중 경기고 컵 대회가 주말이기는 했으나, 리그 일정 사이에 낀 다른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어김없이 리그서 타격이 오는 게 토트넘이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겼으니 진 것만큼이나 손실이 적지 않다. 토트넘으로선 보다 진정한 의미의 강팀으로 거듭나려면 이처럼 여러 대회를 치르는 속에서도 그 결과값에 큰 변동이 없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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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Told: “1점 얻은 게 아니라 2점 잃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1점을 얻은 게 아니라 2점을 잃었기에 실망스럽다”라고 표현했다. 이날 경기로 받은 승점 1점이 사실은 3점을 받았어야 할 만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72%-28%의 점유율과 14개-3개의 슛 개수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 경기 내용을 펼치고도 공평하게 1점씩을 나눠가져야만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더 나아가야 할 수 있을 때 나갔어야 했다. 전반전에는 이상하게 기회가 없었지만, 후반전에는 분명 득점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이를 잘 살렸더라면 우승과 더 가까워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희망도 엿봤다. 포체티노 감독은 “분명 유쾌한 밤은 아니지만, 후반전에 우리가 보였던 골을 향한 집념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얻는 것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 스완지 시티 2-1 사우샘프턴
-. 2017. 2. 1. 리버티 스타디움
-. 득점: 전반 38분 모슨, 후반 25분 시귀르드손(이상 스완지 시티), 후반 12분 롱(사우샘프턴)

스완지가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스완지의 승리 비결이자, 이날 경기의 가장 큰 키워드를 꼽는다면 바로 ‘뉴페이스의 조화’다. 갈 길 바쁜 순위에 위치한 스완지는 겨울 이적 시장 동안 성실히 영입을 진행했는데, 이번 경기서 그 결실들을 곧바로 경기에 내보내 좋은 분위기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이적해 오자마자 곧바로 합류했음에도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에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 효과만 적절히 더한 폴 클레멘트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였다.

이날 스완지는 선발로 마틴 올손·톰 캐롤을, 루치아노 나르싱을 후반 교체로 투입하며 이적생들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올손은 왼쪽 측면서 상대 에이스 두산 타디치를 조기 교체 시킬 만큼 꽁꽁 묶었으며, 캐롤은 중원서 수비와 공격 모두에 힘을 불어넣는 활약을 펼쳤다. 교체로 들어간 나르싱은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이뿐 아니다. 새 선수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도록 잭 코크·길피 시귀르드손 등이 구심점 역을 맡으며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요컨대 스완지는 새로 이적한 선수의 효과를 제대로 보며 기분 좋은 내용과 결과를 챙긴 셈이다. 이와 같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겨우내 최대의 관건이었으니, 현재로선 스완지의 겨울 이적 시장은 성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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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ISSUE: 스완지의 튼튼해진 중원, 기성용의 미래는?

이날 기성용은 팀이 2-1로 앞서기 시작한 직후 투입되어 리드를 승리까지 안전하게 옮기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선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을 4-3-3의 포메이션에 쓰이는 세 자리의 선발 미드필더 안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 자리엔 코크-캐롤-르로이 페르가 나란히 섰다. 이들 세 조합은 역습으로 나서는 데 특화된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려던 사우샘프턴에 효율적으로 맞섰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스완지가 리드를 잡자, 이제는 역습보다는 보다 안정감 있는 중원 운영이 필요했다. 그 시점서 낙점 받은 게 바로 기성용이었다. 그리고 기성용은 맡은 바 대로 플랫 4 바로 앞에 위치해 안전한 패스를 나누며 상대의 반격을 잘 막아냈다. 기성용으로선 이날 경기서 발휘한 자신의 강점을 남은 일정 동안에도 적극 활용해야 할 듯하다. 선발로 나선 세 선수 모두 최근 폼이 좋고 클레멘트 감독으로부터 신임도 받고 있지만, 이들만으로 나섰을 땐 지키고자 할 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성용은 위 세 선수보다 확실히 경쟁력이 있는 볼 키핑 능력과 안정감을 갖고 있는 만큼, 세 선수 중의 조합 중 한 자리를 꿰차 안정감과 공격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게 보다 튼튼해진 스완지 중원서 기성용이 확실한 미래를 보장 받는 방법 중 하나다. 

■ 리버풀 1-1 첼시
-. 2017. 2. 1. 안필드
-. 득점: 전반 24분 루이스(첼시), 후반 12분 바이날둠(리버풀)

“지구의 70퍼센트는 물로 뒤 덮였다. 나머지는 캉테가 커버한다” 영국 조간신문 <데일리 메일>은 캉테의 플레이 콘셉트를 농담 삼아 이렇게 묘사한다. 이런 수사는 첼시-리버풀전에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캉테는 어디서나 출몰하는 도깨비인 냥 그라운드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피곤을 잊은 듯한 캉테의 몸놀림에 리버풀 선수들은 지쳐갈 뿐이었다. 중원에 캉테가 있는 이상 첼시를 상대하는 이들은 ‘캉테 바이러스’에 몸서리를 친다. ‘캉테 백신’을 지니고 있던 레스터 시티가 캉테를 잃자 이번 시즌 내내 몸살에 시달리고 있는 사실 또한 좋은 예다. 

기록으로 살피면 캉테의 활약은 더욱 빛난다. 첼시는 리버풀전에서 23개의 태클을 성공시켰는데, 그중 14개를 캉테가 담당했다. 이번 시즌 한 경기 태클 최고 기록은 사발레타(맨체스트 시티)와 니욤(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의 차지(10개)였는데, 캉테는 리버풀전을 통해 이 기록을 월등히 경신했다. <데일리 메일>이 제공한 캉테의 리버풀전 볼 터치 분포도에 따르면, 캉테의 활동 영역이 특정 지역에 국한돼있지 않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본디 피치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특출한 캉테고, 리버풀전은 캉테 커리어에 기억될 또 하나의 좋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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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Told: ‘성가신 파리’ 캉테

영국 TV 채널 BT 스포츠에서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과거 첼시 미드필더 발락은 캉테의 활약은 자신에겐 이미 익숙한 사실이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발락은 “캉테는 성가신 파리다. 항상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캉테는 절대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모든 상황을 쉽게 보이게 하는 재능이 있다. 리버풀이 위험에 처하기 시작했을 때, 캉테가 그곳에 있었다”라고 캉테의 리버풀전 활약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리버풀 레전드 출신 스트라이커 헤스키 또한 캉테의 활약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하다. 잉글랜드 런던 일간지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헤스키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안필드로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캉테를 선택했다. 헤스키는 “캉테를 데려오고 싶다. 캉테의 에너지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의 마스터는 캉테라고 생각한다”라고 캉테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 스토크 시티 1-1 에버턴
-. 2017. 2. 2. 벳365 스타디움
-. 득점: 전반 7분 크라우치, 전반 39분 쇼크로스(OG·이상 스토크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슈네이더린은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2,380만 파운드(약 348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적잖은 금액이 에버턴 지갑에서 인출됐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스토크 시티전 같은 활약이 계속된다면, 에버턴은 슈네이더린 영입 효과를 앞으로도 톡톡히 볼 수 있을 듯하다. 스토크 시티전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격한 슈네이더린은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에버턴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7.9)을 받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2선 정중앙에 위치한 슈네이덜린은 경기 내내 안정감을 자랑했다. 패스 정확도부터 눈에 띈다. 슈네이덜린은 96%의 패스 성공률을 달성해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 팀 평균 패스 성공률이 80% 언저리에 머물렀다는 걸 감안한다면, 슈네이덜린의 얼마나 돋보였는지가 새삼 와 닿는다. 패스 횟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슈네이덜린은 이날 경기를 뛴 선수 중 가장 오랜 시간(7.8%) 볼을 쥔 선수로 집계됐다. 잉글랜드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슈네이덜린이 비로소 에버턴으로 원활한 전환을 마쳤다며 높은 경기력을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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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Issue: 언제나 흥겨운 크라우치의 로봇 댄스

영국 왕자도 즐겨 찾았을 만큼, 한때 EPL 축구 예능계를 휘어잡았던 ‘전설의 로봇 춤’이 간만에 재연됐다. ‘원조 댄서’ 크라우치가 제대로 춤 실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중반에 접어들며 전성기의 기량을 뽐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노장 스트라이커 크라우치는 이날도 득점포를 가동해 그간 꼭꼭 숨겨뒀던 본능을 맘껏 표출했다. 최근 크라우치의 기량이라면 몇 번이고 춤을 춰도 관중들에게 박수를 받을 만하다.

크라우치의 이번 득점은 EPL 100호 골을 자축한다는 측면도 있어 의미가 깊었다. 경의를 표하긴 휴즈 스토크 시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휴즈 감독은 “이건 위대한 이야기다. 크라우치 커리어의 특별한 순간이다. 우리는 로봇 댄스가 나오는 걸 봤다. 모두가 그것을 즐겼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크라우치의 100호골 자축 댄스에 박수를 보냈다. 크라우치 또한 동갑내기 이브라히모비치처럼 오래도록 일선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로 남길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는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크라우치만의 현란한 춤사위를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을 테다.

■ 아스널 1-2 왓퍼드
-. 2017. 2. 1.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 득점: 후반 13분 이워비(아스널), 전반 10분 카불, 전반 13분 디니(이상 왓퍼드)

공식전 4연승이라는 상당히 좋은 분위기,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방 경기 등 아스널이 왓퍼드에 압도적 승리를 거둘 거라 점쳐지던 경기였으나, 축구는 역시 해봐야 안다. 초반에 두 골을 얻어맞은 후, 아스널은 잠그기와 골키퍼 고메스의 눈부신 선방 퍼레이드에 막혀 전전긍긍했다. 이워비가 귀중한 골을 만들어낸 덕에 영패의 위기를 모면하긴 했어도, 현지 언론에서 아스널을 향해 부끄럽다(embarrassing)라는 직설적 표현을 쓸 정도로 아스널의 졸전은 눈뜨고 보기 힘들었다.

경기 후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FA컵 4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해트트릭 쇼를 연출했던 월콧을 왜 왓퍼드전에서 선발 출전시키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중인 월콧을 뺀 것을 두고 상대를 얕본 게 아니냐는 질타까지 쏟아졌다. 물론 벵거 감독 처지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지루·외질·산체스 등 월콧 없이도 충분히 승리를 안겨 줄 능력을 갖춘 선수를 대거 내보냈고, 아니다 싶으니 곧바로 지루와 월콧을 바꾸며 나름 빠른 대처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콧의 후반 기용은 사후 약방문에 불과했다.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패배에 맞물리면서 벵거 감독의 심각한 패착이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가가뜩이나 지난 번리전서 부심을 밀친 이유로 경기에 앉지 못하는 벵거 감독 처지에서는 너무도 쓰렸을 패배와 경기 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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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Issue: 레전드 테일러 감독에게 바치는 승리

왓퍼드에게는 대단히 의미 깊은 승리였다. 왓퍼드의 현재를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명장 테일러 감독의 영전에 바치는 승리였기 때문이다. 테일러 감독은 생전인 1977-1978시즌부터 1986-1987시즌까지 십년 간 팀을 이끌었으며, 1996-1997시즌부터 2000-2001시즌까지 또 왓퍼드를 이끌었다. 이중 첫 번째 부임 시기에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를 냈다. 왓퍼드를 4부리그에서 1부리그까지 끌어올림은 물론, 1982-1983시즌에는 1부리그 준우승까지 안기는 등 왓퍼드의 화양연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부임기에도 2부리그에 추락한 팀을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으니 왓퍼드의 황금기를 논함에 있어 테일러 감독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월 12일 테일러 감독이 생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왓퍼드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며 과거 팀을 이끌었던 명장을 위한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그것도 아스널이라는 거함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경기 후 마차리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테일러 감독을 거론하며 영전에 승리를 바쳐 다행이라는 말까지 남겼다. 다행스럽게도 테일러 감독의 시신이 왓퍼드 세인트 메리스 교회에 안치되기 전에 만든 승리였다는 점에서 왓퍼드는 떠난 명장을 위한 예를 다 갖출 수 있게 됐다.

■ 본머스 0-2 크리스털 팰리스
-. 2017. 2. 1. 바이털리티 스타디움
-. 득점: 후반 1분 단, 후반 45+2분 벤테케(이상 크리스털 팰리스)

좀처럼 이기질 못해 순위가 계속 내려앉는 나쁜 흐름 속에서 마주한 두 팀의 승부에서 크리스털 팰리스가 웃었다. 후반 1분 단의 선제골 이후 벤테케가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까지 박으며 적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는데, 승리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앨러다이스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의 부임 후 첫 프리미어리그 승리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조기에 마치고 돌아온 자하와 새로 영입한 판 아놀트를 가세한 4-3-3 포메이션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점유율을 30대70까지 밀리는 수세 속에서도 무실점과 멀티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크리스털 팰리스는 이날 승리를 통해 위기 탈출을 위한 토대를 놓을 수 있었다는 점, 비로서 앨러다이스 감독이 원하는 경기력이 나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이 경기력이 연속성을 얼마나 가지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5일 선덜랜드를 상대하는 ‘6점 경기’에서도 본머스전에서 보인 강인한 경기력을 보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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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Told: 자신만만하던 본머스를 어디로 갔나?

본머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전력상 한계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공격 축구를 펼치는 매력적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올해 만 39세인 하우 본머스 감독의 과감하면서도 진취적 경기 운영 방식과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지도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평가다. 그런데 하우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좋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다섯 차례 공식 경기에서 2무 3패다.

하우 감독은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승부에 임했다. 상대에 전혀 위협을 가하지 못했고, 전체적으로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강점인 공격적 플레이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위기 시에는 꼬박꼬박 무너지는 팀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 녹아 있는 멘트였다.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반기에 제법 많은 승점을 벌어들여 아직 강등권과 거리가 있는 위치긴 하지만, 1월 이후 추락하고 있는 경기력을 만회하지 못하면 끔찍한 강등권 전쟁을 마주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본머스다.

■ 번리 1-0 레스터 시티
-. 2017. 2. 1. 터프 무어
-. 득점: 후반 42분 보크스(번리)

션 디쉬 감독이 이끄는 번리가 ‘조이 바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바튼이 복귀하고 나서 치른 세 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중위권 클럽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리그의 ⅔가 지난 시점에서 20개 팀 중 10위(9승 6무 8패, 승점 33)이니 승격 팀 치고는 대단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도박 혐의로 복귀가 우려스러웠던 바튼의 활약 덕분이다. 바튼은 지난달 2일 글레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에서 번리로 돌아온 뒤로 14일 리그 21라운드 사우샘프턴전을 통해 실로 오래간만에 EPL 복귀전을 치렀는데, 이 경기를 시작으로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번리 허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우샘프턴전에서 후반 28분에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환상적 프리킥으로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더니 레스터 시티전에선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서 풀타임을 소화해 역시 승리를 이끌었다. 바튼의 EPL 선발 출전은 퀀즈 파크 레인저스 소속이던 2015년 5월(對 레스터 시티전) 이후 618일 만의 일이다. 디쉬 감독은 레스터 시티전 승리 이후 “과거 번리에서 그래왔듯 잘 적응하고 있다”며 레스터 시티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바튼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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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Low: 한 시즌 만에 염력 다한 여우의 마법

이번 시즌 레스터 시티의 모습은 번리 같은 승격 팀의 상승세와 대비되어 더 초라하게 느껴진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적어도 리그에선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레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리그 23경기에서 승점 21점을 얻는데 그쳤다. 한 경기에서 평균 1점도 얻지 못한 셈이다. 그러는 동안 순위는 강등권 바로 위인 16위까지 떨어졌다. 강등권 최상단에 있는 크리스털 팰리스와는 불과 2점 차이인데, 이대로라면 내년 시즌을 챔피언십에서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레스터 시티의 부진은 기록으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레스터 시티는 EPL 역사를 통틀어 가장 약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23라운드 기준으로 승점이 가장 낮다. 게다가 최근 리그 네 경기에서 1무 3패를 거두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번리가 이 경기를 통해 2009-2010시즌(7승) 이후 EPL 단일 시즌 최다 승리(9승) 기록을 늘리고, 24개의 슛을 때리며 이번 시즌 EPL 최다 슛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춰보면 더욱 초라한 여우떼의 행보다.

■ 미들즈브러 1-1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 2017. 2. 1.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 득점: 전반 6분 모리슨(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전반 17분 네그레도(미들즈브러)

미들즈브러의 홈에서 경기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승부는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에 더 유리한 결과다. 웨스트 브로미치는 이번 라운드를 통해 미들즈브러가 네 가지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줬다. 우선 이번 시즌 최다 무승부다. 미들즈브러는 이날 무승부를 거둠으로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이번 시즌 최다 무승부(9무)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도깨비의 악몽’이다. 웨스트 브로미치는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무려 18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최근 다섯 번의 원정에서도 3무 2패를 기록했다. 이날도 웨스트 브로미치는 도깨비의 기운을 넘지 못하며 징크스를 이어갔다. 

세 번째로 웨스트 브로미치는 알바로 네그레도에 의미 있는 기록을 바쳤다. 네그레도는 이날 EPL 10호 골을 기록하며 2008-2009시즌 툰차이 산리(11골) 이후 처음으로 EPL에서 두 자릿수 골을 넣은 미들즈브러의 선수가 됐다. 네 번째로 이번 시즌 미들즈브러에서 가장 창조적인 선수를 탄생시켰다. 아담 클래이튼은 이날 네 번의 찬스 메이킹을 작성하며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창출한 선수로 기록됐다. 이밖에 웨스트 브로미치는 이 경기를 통해 2014년 3월 이후 최다 연속 경기 실점(11경기) 타이 기록을 세웠다. 제임스 모리슨은 4호 골을 기록하며 2012-2013시즌(다섯 골) 이후 커리어 하이에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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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Told: 억울한 PK에 대한 풀리스의 항변

경기 시작 6분 만에 모리슨의 선제 골로 승기를 잡았던 웨스트 브로미치로선 불과 11분 뒤에 내준 페널티킥 판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토니 풀리스 웨스트 브로미치 감독도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풀리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그게 페널티킥 반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그레도는 거대한 친구고 그 스스로 넘어졌다. 가레스 맥컬리 쪽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뿐이다. 그러나 주심은 110% 페널티킥을 확신한 듯하다”며 주심의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풀리스 감독은 “후반엔 우리가 충분히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 만큼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날 밤 승리를 만끽하지 못했다. 우리가 후반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며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전반전 허용한 페널티킥 한방이 모든 걸 바꿔 놓은 건 사실이다”며 스튜어트 애트웰주심의 판정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7위 에버턴을 승점 1점 차이로 바짝 추격할 수 있었기에 풀리스 감독의 아쉬움이 더욱 컸던 듯하다.

글=손병하·김태석·임기환·안영준·조남기 기자
 

기사제공 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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