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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수석·문고리' 구속…대통령 턱밑까지 간 비선실세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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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대통령 '강제모금' 개입·'문건유출' 용인 확인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까지도 청와대에서 '실권'을 누리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비선 실세' 의혹의 여파로 6일 함께 구속되면서 이제 검찰의 칼날이 박근혜 대통령 쪽을 향해갈지 주목된다.

최순실(60)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을 사실상 사유화하며 잇속을 챙기고, 정부의 각종 기밀문서를 받아보는 등 민간인으로서 '상상 불가능'한 특혜를 누린 데에 박 대통령의 역할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직접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줄줄이 구속 상태로 집중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들의 진술이 박 대통령으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안종범 전 수석은 최씨와 함께 53개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됐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도 깊이 관여하고 최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K의 이권 사업을 지원한 혐의도 있다.

현재까지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직접 연락하며 상의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각각 '모금 강요'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검찰이 규명할 부분은 여기서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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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와 안 전 수석이 서로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이 사실이라면, 연결고리가 반드시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주장한 공모 관계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은 점차 짙어지고 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7월 24일 대기업 총수 17명이 참석한 청와대의 오찬 간담회가 끝나고 박 대통령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등 총수 7명을 독대했다는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기금 규모가 600억원가량으로 정해졌다가 재단 등기 직전 안 전 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에 '청와대 지시'라며 추가 모금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업들이 '선의의 도움'을 줘 재단이 설립됐다는 박 대통령의 설명과는 달리 최씨와 설립을 논의하고 안 전 수석이 사실상 지시에 따라 실행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함께 구속된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속 국정 자료의 비밀을 풀어줄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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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1998년부터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다수의 대외비 문서를 넘긴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구속됐다.

유출 의심을 받는 문건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 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해외 순방 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주로 연설문 작성과 정무 기획 분야 업무를 맡은 정 전 비서관은 최씨 것으로 의심되는 태블릿에 저장된 파일 일부의 최종 작성자 아이디 주인으로 알려졌다.

이미 박 대통령이 일부 연설문과 홍보물 표현 등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만큼 대통령의 지시로 어떤 경로를 통해 최씨에게 문건이 전달됐는지, 최씨가 연설문 등을 수정했는지 등을 검찰은 확인할 계획이다.

최씨는 이 태블릿의 존재가 자신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정 전 비서관의 '입'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밖에 최씨가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를 드나들었다거나 청와대 안에서 박 대통령을 만났는지 등도 일단 정 전 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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