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복귀 신호탄…개막 엔트리 진입 가능할까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류현진(30·LA 다저스)이 올해는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까.

류현진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5년 5월 왼쪽 어깨 수술, 지난해 9월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오랜 시간 재활에만 매달렸던 류현진은 지난해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47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단 2이닝에 투구수도 26개에 불과했지만 류현진에게는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특히 이날 최고 구속이 91마일(약 146km)까지 나왔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평균 구속은 88~91마일(142~146km)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유일한 실전 등판이었던 샌디에이고전에서는 구속 저하로 우려를 산 바 있다. 최고 구속으로 92마일(148km)을 한 차례 찍었지만 평균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불과했다. 복귀전을 치른 이후 현지 언론들이 한계를 보였다고 꼬집은 이유였다.

올해 역시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실전 등판이 한 차례 미뤄졌지만 공을 던지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특히 어깨 수술을 받은 지 2년이 다 되어가고,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단계도 착실히 밟아온 것이 성과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현지 언론도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긍정적인 기류를 보였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등판에 대해 "지난해 80마일 중반대의 직구를 던졌던 그는 이번엔 87~91마일의 공을 던졌다"면서 "2이닝 투구로 시즌 준비가 됐다는 걸 증명할 순 없지만 구속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냈다"고 전했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큰 부상없이 미국 무대까지 진출했던 류현진은 2015년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 뒤 2년 가까이 쉬었다. 그 사이 나이는 서른 줄에 들어섰지만 천천히 단계를 밟은 효과라 할 수 있다.

다저스는 한때 '3선발'로 활약했던 류현진의 재기를 위해 공을 들였다. 빠른 복귀를 위해 서두르지도 않았고 재활 단계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가차없이 공을 놓게 했다.

2이닝 등판으로 실전 등판을 재개한 류현진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이닝을 늘려갈 전망이다. 다음 등판은 17일 시카고 컵스전이 유력하다. 남은 등판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짐짓 개막 엔트리 진입도 노려볼 만 하다.

다저스는 새 시즌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의 1~3선발이 확고한 반면 4, 5선발은 불확실하다. 4선발은 21세의 좌완 영건 훌리오 유리아스가 유력하지만, 다저스는 유리아스의 투구 이닝을 제한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개막전부터 출격할 가능성이 낮다.

나머지 후보군은 브랜든 맥카시, 스캇 카즈미어, 알렉스 우드, 브록 스튜어트, 로드 스트리플링 등이다. 류현진과 비슷하게 부상 이후 재활을 거친 투수들이거나 신예급 투수다. 이들 중 최소 3명 이상을 따돌려야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다.

지난 2년 간 사실상 '휴업'했던 류현진은 새 시즌 재활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개막 엔트리 포함으로 기대감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