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대통령 파면 이후]8인 재판부, 탄핵심판 시작후 청사 밖서 처음 한자리 모여
“정치권 해결할 일이 헌재로”… 부담감 토로하며 술잔 기울여
“언행을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석 대변인이란 말씀을 감히 이 자리에서 하실 수 없으시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달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강한 어조로 박 전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72)를 질타했다. 그 전까지 이 권한대행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인 적은 없었다. 주심 강일원 재판관에 대해 김 변호사가 “청구인(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의 수석 대리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 법관이 아니에요. 이거는”이라고 막말을 쏟아내자 즉각 반격한 것이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아니, 뭐가 지나쳐요?”라며 맞고함을 쳤고, 상기된 표정의 이 권한대행은 손으로 뒷목을 잡은 채 심리를 진행했다. 스트레스 때문인 듯했다.
이날 저녁 이 권한대행과 강 재판관을 포함해 8명의 재판관은 헌재 인근 한 식당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뒤 재판부가 한꺼번에 헌재 청사 밖에서 술을 마신 것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김 변호사와 충돌한 이 권한대행과 막말 변론의 대상이 된 강 재판관을 위로하기 위해 급조된 자리였다.
하지만 술자리의 화제는 거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8명의 재판관은 각자 현직 대통령 파면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털어놓고 고충을 상의했다. 한 재판관은 “가능하다면 사표를 쓰고 탄핵 심판에서 빠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사표를 쓸 수도 없고”라며 탄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재판관은 “정치권에서 해결돼야 할 사안이 헌재로 넘어왔다”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타냈다.
이날 만취한 재판관은 없었지만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재판관들은 꽤 많은 양의 술을 마셨다고 한다.
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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