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른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재판이 다음달 초 본격 심리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21일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의 공판준비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6일 정식 재판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식 재판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해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처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재판부는 당일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이 상당수 몰릴 것으로 보고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엔 공소사실에 대한 김 전 실장 등의 입장을 확인하는 모두(冒頭) 절차를 진행한다.
오후엔 특검 측 신청에 따라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문체부 체육정책과장 사건 등 '문체부 인사 전횡'을 처음 폭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그동안 "김기춘 실장이 부임한 이후 문화예술계 비판 세력에 불이익을 주라는 지시를 했고 응하지 않은 문체부 간부들을 인사조치한게 분명하다고 믿는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1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같은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특검 측은 유 전 장관을 비롯해 80여명의 증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 등이 이들의 특검 진술 조서를 증거로 쓰는데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나머지 증인들에 대해선 추후 채택 여부를 결정해 심리 계획을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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