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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기, 선제타격이 아니라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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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등 서방 언론이 한반도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시리아 폭격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배치를 계기로 한국에서 비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에 충실한’ 의사 결정과 철부지 젊은 지도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무모한 도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제 2의 한국 전쟁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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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인근 남중국해에서 기동하다 11일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향하고 있는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미 해군 홈페이지. 연합뉴스

 

 

 

◆통제불능의 위기 오는가

영국의 데일리 스타는 10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적 충돌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해군이 거대한 전함(칼빈슨 항공모함)을 한반도로 이동한 것은 무력 충돌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항모 배치로 군사적 교착 상태가 유지되겠지만 우발적인 사고나 잘못된 움직임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정보기관 MI 6의 존 사웨스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험 부족과 본능에 의존하는 성격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새로운 전쟁에 대비하도록 미국민에 경고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이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중국도 미국이 북한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북한 문제를 협상 또는 압박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면 남은 선택은 하나밖에 없고, 그것은 군사 옵션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쿼츠(Quartz)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북한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모든 선택 가능한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선제타격이 아니라 무력 충돌

쿼츠는 “북한이 선제 타격을 감행하거나 선제 타격을 당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선제 타격을 감행하면 이는 거의 확실한 자살행위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이 이와 정반대로 북한에 선제 타격을 가하면 전면전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그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고 쿼츠가 전망했다. 

북한은 일본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한 탄도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자신이 직접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과 평화 문제에 철학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개인적인 성향을 내세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란틱은 “대통령이 본능에 따라 거친 언사를 쏟아냄으로써 자신에 대한 존중과 복종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최고 군통수권자가 강한 메시지를 보내면 미국의 적들이 놀라서 굴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그런 세계관으로 인해 그가 결국 군사적인 충돌 사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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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의 갑판 활주로 위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11일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연합뉴스

 

 

 

◆급격한 사태 악화(rapid escalation)

북한이 가공할 속도로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해 나감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이 신속한 방어 전략 수립에 나섰다고 쿼츠가 전했다. 미국은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배치하고, 지난달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에 칼빈슨호에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기를 출격시켰으며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것과 유사한 작전 훈련을 선보였다고 쿼츠가 강조했다. 북한은 스커드, 노동 등 다양한 미사일과 이동식 미사일 발사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확산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포린 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시험이 아니라 전쟁 연습을 하고 있고, 그것도 핵전쟁 연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비확산전문가 유안 그레이엄은 “북한이 선제 공격을 당할 위험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선제 공격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군사 충돌 지속 기간은

부산대 로버트 켈리 교수는 “중국이 개입하지 않은 채 재래식 무기로 북한과 전쟁을 치른다면 미국과 동맹국이 6주 또는 1∼2개월 사이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를 동원할지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쿼츠는 미국과 북한 모두 핵무기를 선뜻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기 사용에 강력 반대하고, 미국인들까지 낙진의 피해를 입을 수 있어 핵무기를 선택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미국은 또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전면 차단하는 군사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켈리 교수가 전망했다. 미국은 최우선적으로 북한의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작전을 통해 북한의 최고 지휘부가 핵무기 동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할 것이라고 켈리 교수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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