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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4.97' 국대 에이스가 수상하다…류중일호 마운드 구상 어쩌나

조아라유 0
▲ 곽빈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국가대표 에이스 곽빈(24, 두산 베어스)이 수상하다.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곽빈은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하며 시즌 6패(9승)째를 떠안았다. 직구 최고 구속 153㎞, 평균 구속 149㎞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직구로 덤벼야 할 때는 변화구를 던지고, 볼카운트가 몰려 더 던질 게 없을 때 직구를 던지니 맞아 나갔다. 71구 가운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가 42개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은 게 문제다. 곽빈은 전반기까지 12경기에서 8승2패, 65이닝, 평균자책점 2.08로 맹활약했다. 피안타율은 0.176에 불과했다. 지난 6월 말 대체선수로 2선발 브랜든 와델이 합류하기 전까지 곽빈은 라울 알칸타라와 원투펀치로 불러도 손색없는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후반기 5경기에서 1승4패, 29이닝, 평균자책점 4.97에 그쳤다. 피안타율은 0.248까지 올랐고, 퀄리티스타트는 2차례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건 피홈런의 증가다. 곽빈은 전반기 내내 홈런 딱 하나를 허용했는데, 후반기에는 벌써 4피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곽빈이 이날 무너진 것도 피홈런 탓이 컸다. 3-1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 안중열에게 좌월 홈런을 맞은 게 시작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높게 들어가면서 큰 한 방을 얻어맞았다. 비거리가 120m에 이르렀다.

4회초에도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에게 동점포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0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마틴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이 타구는 잠실 야구장 우익수 뒤 외야석 상단에 꽂힐 정도로 컸고, 비거리는 130m로 측정됐다.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곽빈은 권희동에게 또다시 안타를 내주고, 2사 2루 위기에 결국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겨야만 했다.


 

▲ 곽빈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곽빈 ⓒ 두산 베어스
 
 



두산은 19일 잠실 NC전에서 선발투수 최승용이 손가락 부상으로 2⅔이닝 만에 내려가는 바람에 필승조 소모가 컸다. 19일은 김명신(1⅔이닝)-박치국(2⅓이닝)-홍건희(⅔이닝 1실점)-정철원(1⅔이닝) 4명으로 6⅓이닝을 막는 강수가 통해 4-1로 이겼지만, 이틀 연속 선발 조기 강판은 무리였다. 곽빈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등판 이후 7일이나 쉬고 등판했기에 이닝을 더 길게 끌고 가야만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결국 불펜 붕괴로 이어져 두산은 5-12로 대패했다.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최일언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코치가 방문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곽빈을 비롯해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의 투구를 지켜보고, 또 부상과 씨름하고 있는 NC 좌완 구창모가 끝내 투구가 어렵다 판단되면 대체할 투수도 살펴야 했다. 최 코치는 이날 곽빈의 투구를 지켜보며 어떻게 항저우 마운드를 운용해야 할지 고민이 더 깊어졌을 듯하다.

현재 류중일호에 승선한 투수 가운데 선발 등판이 가능한 우완 투수는 곽빈과 원태인(삼성), 박세웅(롯데), 나균안(롯데), 장현석(LA 다저스) 등이 있다. 전반기까지는 이들 가운데 곽빈이 단연 에이스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구위와 성적 모두 압도적이었으나 지금은 모른다. 마운드 구상을 해야 하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이 날로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 류중일 감독 ⓒ곽혜미 기자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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