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진에서 벗어난 KIA 버나디나, 삼성 러프. ⓒ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KBO리그에서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10개 구단이 각각 1명 씩 보유한 외국인 타자의 활약은 팀 타선을 좌우한다.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이 보유한 외국인 타자의 인재 풀은 거의 비슷하다. 그들의 한국 무대 적응 여부는 ‘복권’에 비견될 정도로 장담하기 어렵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은 극과 극이다. KIA는 선두를 고수하는 반면 삼성은 최하위다. 성적과 달리 한동안 공통 고민에 시달렸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다.
KIA 외야수 버나디나는 다른 팀의 외국인 타자 영입 배경과 달랐다. 거포가 아니라 출루와 수비, 그리고 주루에 중점을 둔 유형이다. 정규 시즌 개막부터 4월말까지 25경기에서 버나디나는 0.255의 타율 1홈런 9타점에 그쳤다. 리드오프로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삼성의 내야수 러프는 4번 타자로 영입된 거포였다. FA 자격을 얻어 삼성을 떠난 거포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야심찬 영입이다.
하지만 러프는 4월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18경기에서 0.150의 저조한 타율과 2홈런에 그쳤다. 9개의 볼넷을 얻는 사이 21개의 삼진을 당해 선구안에도 약점을 노출했다.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올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던 버나디나와 러프는 5월 들어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2017시즌 KIA 버나디나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버나디나는 5월 23경기 0.303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5월 들어 4홈런 18타점으로 장타력과 타점 능력까지 뽐내고 있다는 점이다. KIA가 당초 원했던 그 이상의 활약이다.
러프는 5월 24경기 타율 0.319로 4월과 확연히 달라졌다. 기대했던 홈런은 6개가 나왔고 18타점을 올렸다. 14개 볼넷을 얻는 동안 23개의 삼진만 당하며 비율도 개선했다.
부진했던 두 외국인 타자가 반전의 계기가 된 처방은 판이했다. 버나디나는 김기태 감독이 고집스럽다시피 1군서 줄곧 기용하며 신뢰를 보냈다. ‘동행’을 강조하는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에 버나디나는 부활로 화답했다.
2017시즌 삼성 러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러프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4월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러프는 5월 2일 대구 두산 전에서 1군에 복귀해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부진한 외국인 타자에 대해 ‘백약이 무효’인 경우도 있다. kt 위즈의 모넬은 꾸준히 기회를 받고 2군에서 조정기도 거쳤지만 끝내 퇴출됐다. NC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그는 28경기 타율 0.165 2홈런 9타점 OPS 0.587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한국 땅을 떠났다.
최근에는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외국인 타자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
LG 히메네스와 넥센 대니돈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히메네스는 버나디나처럼 꾸준한 믿음을 주고 있지만 대니돈은 러프처럼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둘은 버니다나와 러프처럼 살아날 수 있을까. 중위권 판도를 흔들릴 수 있는 이들의 행보는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기사제공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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