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9번에서도 뻥뻥’ 말 그대로 쉴 틈이 없는 넥센 타선이다.
올 시즌 넥센의 무기는 단연 뜨거운 방망이다. 30일 현재 팀 타율(0.296) 1위다. 무려 515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2위 한화(487)와도 차이가 꽤 크다. 팀 홈런(35개·공동 7위) 개수는 다소 적지만, 대타타율(0.274) 1위, 득점권 타율(0.291) 2위 등 전반적인 세부수치도 좋은 편이다. 팀 평균자책점(4.97)이 하위권(9위)에 머물고 있음에도 5할 승률(24승1무24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리그 순위는 5위로, 4위 LG(25승23패)와 단 한 게임차다.
공포의 타선을 완성시킨 데에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19)의 역할이 컸다. 9번에서 그야말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343(172타수 59안타) 2홈런 19타점 38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전체 8위, 득점 3위다.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다. 9번에서는 더욱 강해진다. 타율이 5할(44타수 22안타)까지 치솟는다. 덕분에 넥센은 9번 이정후-1번 고종욱-2번 서건창으로 이어지는 막강 상·하 타선을 완성했다.
강한 9번 타자는 최근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9번을 ‘쉬어가는 타순’으로 인식, 수비형 선수들이 주로 맡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하위 연결고리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정후 외에도 김선빈(KIA·타율 0.345), 김재호(두산·타율 0.301) 등이 강한 9번 타자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8~9번이 계속해서 출루한다고 하면 상대가 이기기 힘들다”면서 “정후가 9번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아가 타순도 조금씩 ‘완전체’로 향하는 중이다. 개막 이후 변화무쌍한 타순을 자랑했던 넥센이다. 라인업 개수가 46개로, 가장 많은 라인업 개수를 선보인 SK, kt(이상 47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장 감독은 “시즌 초반 체력안배와 더불어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데 집중했다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강력한 고정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얼굴은 다소 새로워졌을지 몰라도 넥벤져스(넥센+어벤져스) 군단은 올해도 건재하다.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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