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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그늘 벗어난 호날두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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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결승전에서 2골 기록하며 팀 승리 이끌어... 최상의 기량 선보여

[오마이뉴스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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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한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자신의 커리어에 위대한 이력을 또다시 추가했다. 

호날두는 지난 4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6~2017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레알은 대회 역대 최다인 통산 12번째 정상에 오르며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또한 레알은 1992년 유로피언컵이 현재 챔피언스리그 체제로 전환된 이후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유럽 최고의 명문구단임을 증명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와의 결승전에서도 2골을 터뜨리는 원맨쇼로 팀의 우승을 최선봉에서 견인했다. 호날두를 막지 못한 유벤투스는 챔스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12경기에서 단 3골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정작 결승전 한 경기에서만 무려 4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하며 무너졌다. 이날 결승 전까지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11골)에게 1골 차이로 뒤져있던 호날두는 결승전 멀티골로 총 12골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5년연속 챔스 득점왕 자리도 수성했다. 아울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105호골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호날두의 위대한 경력 가운데서도 특히 지난 1년여간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시간이었다. 굵직한 메이저급 우승 트로피만 무려 4개를 들어올렸다. 이번 UCL 2연패를 비롯하여 올시즌 라 리가에서도 바르셀로나를 꺾고 5년만에 리그 우승트로피를 탈환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여기에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유로 2016에서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호날두는 이미 내년 시즌 2연패도 예약했다는 평가다.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다 누린 것을 넘어서 이후로도 범접하기 어려운 천상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만하다.

'라이벌' 메시와의 경쟁에서도 우위

오랜 라이벌인 메시와의 경쟁구도에서도 확실히 우위를 점한 한 해였다고 할 만하다. 흔히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논할 때 항상 함께 거론되던 호날두였다. 하지만 그동안 두 선수만 놓고 보면, 호날두보다는 메시의 재능이나 업적을 조금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프로축구 정규리그나 챔피언스리그 통산 우승 트로피, 발롱로드 수상 횟수 등에서 아직은 메시가 호날두에 근소하게 앞선다. 특히 호날두가 스페인 무대로 진출하여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2009년 이후로 메시는 늘 호날두의 독주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 존재였다. 메시에 비하면 '이기적이고 골에만 집착하는' 플레이스타일이나 '큰 경기에 약하다는' 선입견도 항상 호날두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상황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메시가 2014-15시즌 트레블을 정점으로 잦은 잔부상과 탈세 논란 등 개인적 구설수 등이 겹치며 다소 주춤하는 사이 호날두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특히 레알이 지난 해와 올시즌까지 UCL 2연패를 차지할 동안 중요한 고비마다 호날두의 해결사 본능은 빛났다. 예년과 달리 조별리그와 16강전까지 2골에 그치는 부진으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정작 8강 토너먼트 이후로만 무려 10골을 쓸어담는 괴력을 선보이며 월드클래스의 진가를 증명했다. 메시가 11골을 터뜨렸지만 주로 조별리그에서 약팀을 상대로 몰아넣은 골이었고 정작 토너먼트에서는 PK로 한골을 넣는 데 그치며 침묵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호날두는 토너먼트에서만 헤트트릭 2회를 비롯하여 멀티골을 4번이나 기록했다. PK는 한골도 없었다. 이 기간 호날두가 멀티골을 기록한 상대의 면면을 보면 8강전 바이에른 뮌헨(독일), 4강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결승 유벤투스에 이르기까지 모두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유럽의 명문팀들이었다. 특히 유벤투스는 올해의 8강전에서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묶은 팀이기도 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을 포함하여 5번 UCL 결승무대에 올라 무려 4번을 우승했으며 이중 세 번이나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더 이상 큰 경기나 강팀에 약하다는 선입견은 호날두에게 적용할 수 없다. 

또한 호날두는 이제 메시에게는 없는 국가대항전 우승트로피도 보유하고 있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지난 유로 2016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한을 풀었다. 반면 메시는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에서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포함하면 메이저대회 3연속 준우승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훗날 두 선수의 커리어를 비교할 때 결정적인 차이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면에서는 호날두가 이미 메시를 넘어섰다고도 말할수  있는 부분이다.

서른 넘겼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강해진 호날두

사실 호날두가 서른을 넘기면서 기량 하락과 노쇠화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호날두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문전 근처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전성기와 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나 운동능력을 앞세운 드리블 돌파는 더 이상 보기 어렵다. 올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유로 대회 출전 당시 당한 무릎부상의 후유증으로 꽤 오랫동안 고전했고 득점력이 대폭 하락하며 올시즌 리그 득점왕은 결국 메시에게 내줘야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다시 힘을 발휘했고 끝내 팀에 귀중한 우승트로피를 잇달아 안기는 데 성공했다. 누가 뭐라해도 호날두는 호날두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해보인 것이다. 호날두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프로 통산 529골, A매치 71골을 기록하며 클럽과 대표팀을 아울러 총 600골 고지에 등극하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호날두가 아직도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유일하게 남은 건 이제 월드컵 정도다. 호날두가 주장을 맡고 있는 포르투갈은 현재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B조에서 2위에 올라 있다. 2018 년 러시아월드컵은 30을 넘긴 호날두가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한 채 참여할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넘사벽'이라 월드컵 트로피의 유무가 호날두의 축구경력을 평하는 데 더 이상 큰 변수가 될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호날두의 전성시대를 동세대에 함께 경험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축구팬들에게는 오랫도록 큰 의미로 남을 추억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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