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1인 가구의 증가로 혼밥족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에는 '창렬스럽다'와 '혜자스럽다'가 유행한다. 편의점 즉석식품을 즐겨먹는 소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조어로서 가수 김창렬과 탤런트 김혜자의 이름을 내건 편의점 도시락 제품명에서 유래됐다.
'창렬스럽다'는 가격 대비 실속이 없는 상품을 일컫고 '혜자스럽다'는 싼 가격에 구성이 알찬 상품을 의미한다. 올 시즌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 투수의 초반 성적만 놓고 본다면 알렉시 오간도(한화)는 창렬스러운 반면 재크 페트릭(삼성)은 혜자스럽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오간도는 2011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13승을 거두며 올스타 게임에도 나간 거물급 투수. 지난 7년간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한 선수로서 큰 기대를 모았다. 한화는 오간도를 영입하기 위해 총액 180만 달러의 통 큰 투자를 했다.
김성근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1차 캠프에서 열린 요코하마 2군과의 경기에 등판한 오간도의 첫 인상에 대해 "퀵모션도 빠르고 주자가 나갔을 때도 괜찮았다"면서 "제구가 문제 될 투수는 아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간도는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을 통해 1승(평균 자책점 0.00)을 거두는 등 위력투를 뽐냈으나 정규 시즌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2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다. 8.38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다.
오간도는 1일 잠실 두산전서 4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투구 내내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 영향을 받았다. 6일 대전 NC전서 5이닝 8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첫 패를 떠안았다. 150km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에 결정구가 없다 보니 고전한다는 게 김성근 감독의 평가.
페트릭의 연봉은 45만 달러. KBO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연봉이 가장 낮다. 그 흔한 메이저리그 경험조차 없다. '싼 게 비지ㅓ'이라는 비아냥도 나돌았다. 페트릭의 경력만 놓고 본다면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었다. 페트릭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80. 140km 중반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주무기.
그는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헐값 선수'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페트릭은 가래톳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앤서니 레나도 대신 지난달 31일 KIA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고 6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이에 김한수 감독은 "굉장했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땅볼 유도를 잘 했다. 첫 경기 만큼 해준다면 기대가 많이 된다"고 찬사를 보냈다. 페트릭은 6일 잠실 LG전에서도 5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하지만 페트릭은 승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차례 등판을 통해 선발 요원으로서 제 몫을 다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11⅔이닝을 던지면서 1점을 얻은 게 전부. 삼성은 6일 경기에서 1회 무사 1,2루와 5회 1사 3루 등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처럼 아직 속단은 이르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급 투수답게 위력투를 과시할 가능성도 높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은 한화는 오간도의 구위 회복을 간절하게 바랄 뿐이다.
[사진] 알렉시 오간도-재크 페트릭.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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