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특검, '이재용 재판' 출격…"삼성은 정경유착 핵심"

박영수 특검, 법정에 처음 나와 1시간동안 사건 설명
"뼈아픈 상처…국민 힘으로 법치주의·정의 세울 계기"

【서울=뉴시스】오제일 강진아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직접 나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정경유착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사건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박 특검이 특검팀에서 기소한 사건 재판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재판에는 윤석열 수사팀장과 양재식 특검보 등 특검에서 7명이 참석했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 등의 공소사실 설명에만 한시간 가량을 쏟았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박 특검은 이 부회장 구체적인 혐의를 설명하기 전 "사건의 실체를 간략히 말하겠다"며 직접 설명에 나섰다.

박 특검은 "이번 특검은 3개월간 수사를 통해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에 깊이 관여하고 사익을 취한 것을 파악했다"며 "이번 사태는 사익 추구를 위한 정경유착임을 확인했고 그 핵심이 삼성 관련 뇌물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정유라씨 승마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면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을 요구했다"며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 대가로 3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뇌물을 공여했다"고 말했다.

또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자금 횡령 및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고 범죄수익을 은닉, 국회에서 위증했다"며 "이 부회장 지시에 따라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공모해 뇌물공여 및 횡령 등 범죄에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정경유착으로 두명의 전직 대통령과 수많은 공직자, 기업인들이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아직도 정경유착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부패 지수는 아직 하위권으로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정경유착을 끊지 않으면 국민 소득 3만불 시대 경제 성장은 어렵다"며 "특검이 수사한 것은 삼성이 아니라 총수인 이 부회장, 그와 유착한 최순실씨와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은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 증거를 원칙으로 신중히 수사하려고 노력했다"며 "증거를 확대해석하거나 왜곡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제하고 절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 압수수색 및 안종범 수첩 39권 확보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이 최소 자금으로 삼성 계열사 의결권을 확보하고자 계열사 합병, 경영권 승계 등 삼성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해 청탁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차명 휴대전화 내역 등 뇌물수수 공모 관계, 이 부회장이 정유라씨 말 교체해준 증거 등을 찾아냈고 향후 증거 조사를 통해 상세한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은 우리나라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나 한편으로 국민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재판 과정에서 국민들이 법치주의에 신뢰를 갖고 대한민국 미래에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