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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규정 적용? 진짜 문제는 자의적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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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누구나 실수는 한다. 그러나 알고도 이를 묵과했다면 문제가 크다.

보기 드문 광경이 포착됐다. 좌완 금민철(넥센)은 지난 13일 NC전에서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사연은 이렇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사이드암 한현희는 3회초 선두타자 박민우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이에 넥센은 급히 금민철을 호출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규정 때문이다. 결국 우완 오윤성이 대신 마운드를 건너 받았고, 금민철은 5회초 세 번째 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섰다. 

KBO리그 규정 <제15조 2항 나>에 따르면 경기 중 선발 또는 구원투수가 심판진이 인정한 명백한 부상으로 인해 등판 후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출루하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를 할 수 없게 된 경우에 교체가 가능하다. <제15조 2항 다>는 위와 같은 상황에서의 투수교체 방법을 적시하고 있는데, 우투수는 우투수로, 좌투수는 좌투수로,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 투수로 교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심판진은 잘못된 투수교체를 용인한 셈이다. 한현희와 오윤상은 같은 우완이기는 하지만 유형이 다르다. 규정대로라면 넥센은 사이드암 투수를 올렸어야 맞다. 당시 넥센 엔트리에는 한현희 외에 사이드암 투수로 신재영이 있었다. 신재영이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출전외 선수로 표시됐다면 예외적인 판단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넥센은 직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앤디 밴헤켄과 14일 선발 등판 예정인 최원태를 출전외 선수로 표시했다.

더 큰 문제는 심판진의 해명이다. 경기 후 김병주 심판조 조장은 넥센 관계자를 통해 “동일한 유형의 투수가 올라와야 한다는 규정은 알고 있었다”며 “다만 남은 사이드암 투수가 선발 신재영이다 보니 배려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밝혔다. 착오가 아닌, 자의적 해석으로 인한 잘못이었다고 시인한 셈이다. 이런 식의 자의적인 규정 적용은 심판진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잘못된 규정 적용에 대한 징계는 어떻게 될까.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심판진이 야구규칙 적용을 잘못하였을 때에는 경고 혹은 제재금 50만원 이하를 내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KBO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OSEN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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