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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오늘 마이클 조던의 역사적인 '플루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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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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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B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요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16-20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이 전세계 농구 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케빈 듀란트의 폭발력과 스테판 커리의 3점슛, 카이리 어빙의 믿기 힘든 공격 기술과 르브론 제임스의 반격 그리고 이상한 심판 판정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2일,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일을 기준으로 정확히 20년 전 NBA 파이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승부가 있었다. 이른바 마이클 조던의 '플루 게임(flu game)'으로 알려진 시카고 불스와 유타 재즈의 1996-1997시즌 NBA 파이널 5차전이었다.

마이클 조던은 무려 44분동안 출전해 38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시카고의 90-88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은 경기 시작 전부터 다른 이유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조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마이클 조던은 플루, 독감 증세 때문에 경기 당일 잠을 설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던의 보디가드로부터 연락을 받은 트레이너가 새벽에 조던이 머물고 있는 호텔 방으로 달려가 몸 상태를 살펴볼 정도였다.

마이클 조던의 컨디션은 분명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그는 벤치에 앉을 때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힘없이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룰 두고 한 언론은 '조던은 가장 뛰어난 농구 선수가 아니라 힘 빠진 좀비처럼 보였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유타 재즈는 조던의 컨디션 난조에 편승해 1쿼터를 29-16으로 마쳤다. 한때 16점차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마이클 조던은 2쿼터에만 17점을 몰아넣어 경기 양상을 대등하게 만들었다. 특유의 돌파와 페이더웨이 점퍼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조던은 경기가 잠시 중단될 때마다 상체를 숙이고 두 팔로 무릎을 잡는 등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으나 경기가 재개되는 순간 다시 '농구 황제'가 됐다.

마이클 조던은 85-85로 팽팽하던 종료 25초 전, 스카티 피펜의 패스를 받아 코트 정면에서 3점슛을 던졌다.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이후 룩 롱리의 쐐기 덩크가 터졌다.

유타가 마지막 작전타임을 요청한 직후 NBA 파이널 역사상 유명한 장면 중 하나가 연출됐다. 마이클 조던이 스카티 피펜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걸어가는 장면이었다. '플루 게임'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 있다. 조던은 '플루 게임' 당시 감기에 걸린 것이 아니었다. 20년 전 시카고 불스의 트레이너였던 팀 그로버는 2013년 ESPN과의 인터뷰에서 조던은 감기가 아니라 식중독 증세를 보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버는 "경기 전날밤 호텔에서 피자를 주문했다. 선수 5명이 피자를 먹기 위해 왔다. 그런데 나는 왠지 피자의 느낌이 좋지 않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선수들이 다 나갔는데 조던만 남아 한 조각을 먹었다"며 "다음날 새벽 2시 연락을 받고 달려가 조던의 몸 상태를 직접 살펴봤다. 감기가 아니라 식중독이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마이클 조던은 최악의 몸 상태를 이겨내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5차전을 잡고 2승2패 균형을 깬 시카고 불스는 6차전에서 90-86으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조던은 마지막 경기에서 39점을 터트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조던이 그날 신었던 농구화는 2013년 경매에서 10만4765달러(약 1억1788만원)에 낙찰됐다. 프로농구 선수의 농구화가 1억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기사제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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