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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명기 '한국의 이치로' 될 자격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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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이명기가 4회초 1사 좌전안타를 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이명기(30)가 이적 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외손 교타자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손꼽힌다. 이미 SK시절인 지난 2014년 7월 27일 문학 넥센전부터 9월 13일 문학 NC전까지 28연속경기 안타를 때려내며 ‘맞히는 재주’만큼은 타고 났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스로도 “멀리치는 타자가 아니다”며 맞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나날 7일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한 이명기는 23경기에서 인사이드 파크 홈런 한 개를 포함해 32안타 15타점 12득점 타율 0.360을 기록 중이다. 주위에서 “타격왕에 도전할 만 한 기세”라고 덕담을 건네도 “아직 완벽한 감이 아니다. 이제 겨우 5월 초”라며 자세를 낮췄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비결을 ‘자신감’으로 꼽은 이명기는 “감독님과 타격코치님께서 헛스윙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타격하라고 말씀을 해주신다. 수비나 타격에서 실수를 해도 믿고 내보내주시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포인트도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지한 타격폼인데 준비 자세에서 배트를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쥐고 서있어 코스를 가리지 않고 좋은 궤도로 맞힐 수 있다. 일반적으로 힘이 있는 타자들은 파워포지션 때 배트 헤드가 투수쪽으로 살짝 기운다. 손목에 긴장감을 주는 동작이기도 한데 이명기는 이 과정이 없다. 마치 기습번트를 댈 것 처럼 왼 손바닥이 투수를 향하도록 배트를 들고 있다. 배트가 히팅포인트까지 나오는 각이 짧을 수밖에 없고 오른 무릎을 부드럽게 활용해 떨어지는 변화구 대응력까지 갖고 있다. 스윙궤도 자체가 기습번트를 댈 때와 흡사하게 나와 부챗살 타법을 구사한다. 임팩트 순간에 상체가 들리는 듯 한 동작이 나오거나 오른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려 히팅포인트가 흔들리는 단점이 있지만 스스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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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kt 이진영이 KIA 김선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최승섭기자 

 

 

왼손목을 편안하게 눕혀 배트를 지면과 수직으로 세워놓은채 타격했던 대표적인 타자가 KIA 김기태 감독과 LG 이진영이다. 김 감독은 1994년 타격왕(0.344)을 차지하는 등 맞히는 능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진영 역시 2000안타에 19개를 남겨둔 통산 타율 3할(0.304)에 빛나는 국내 대표 교타자 중 한 명이다. 둘 다 파워포지션에서 배트 헤드가 자연스럽게 다운블로로 내려와 히팅포인트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손목타법’을 구사한다. 김 감독은 “왼손날로 공을 때린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시작해 임팩트 직후 오른 손등으로 회전하는 왼손의 회전을 도와주면 타구에 강한 회전을 걸어 라인드라이브를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A 타자들, 특히 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타법이다.

이명기가 중용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이 선호하는, 교타자가 갖춰야 할 이상적인 스윙궤도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과 이진영 모두 발군의 타격기술 외에도 남다른 선구안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이명기도 한 경기 네 타석에서 어떻게 3할을 맞출지 고민하다보면 선구안의 중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확고한 타격이론에 선구안까지 겸비하면 ‘한국의 이치로’라는 애칭이 무색하지 않은 활약을 할 이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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