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맨유-첼시전서 에이스 막고 득점까지…"지성과 비슷하다는 예기 환성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지난해 12월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26)는 영국 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제이미 캐러거 축구 해설위원(39)이 "에레라는 박지성(36)과 흡사한 축구를 한다. 수비하는 동선이 비슷하다"고 지적하자 매우 기뻐했다. 에레라는 "누가 들어도 이것은 칭찬이다. 감사하다. 박지성의 위상을 잘 알고 있다. 그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내게 환상적인 일"이라고 했다.
에레라는 17일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맨유가 첼시를 2-0으로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첼시의 에이스인 에당 아자르(26)를 봉쇄했고, 승리를 굳히는 쐐기골을 넣었다. 그의 활약은 6년 전 박지성의 활약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박지성은 지난 2011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에서 맨유의 미드필드를 지키며 첼시의 미드필드라인을 틀어막고 2차전 결승골까지 기록했다.
에레라는 첼시를 반드시 꺾으려는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54)의 히든카드였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13~2015년 첼시를 이끌었다. 그래서 첼시에 남아 있는 주축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아자르를 잘 막아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자르는 뛰어난 드리블과 골결정력으로 첼시의 공격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다. 그를 막으면 첼시의 공격 라인이 무뎌진다. 무리뉴 감독은 아자르를 강한 압박과 일대일 수비로 틀어막기 위해 에레라를 투입했다.
에레라는 경기가 시작되자 아자르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녔다. 공을 가졌건 가지지 않았건 에레라는 아자르 주변을 지켰다. 이 때문에 첼시 선수들은 아자르에게 패스하지 못했다. 전반 34분 아자르를 향해 날아간 패스가 골라인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중계화면도 이때 아자르를 쫓는 에레라의 모습을 비췄다. 아자르에게서 나오는 패스도 없었다. 아자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에레라는 후반 4분, 골까지 넣었다. 첼시는 무너졌다. 맨유는 첼시를 제압하고 최근 2연승하면서 시즌 16승12무3패를 기록했다. 이 승리의 의미는 올시즌 줄기차게 선두를 달려온 첼시(24승3무5패ㆍ승점75)가 손흥민(25)이 있는 2위 토트넘(21승8무3패ㆍ승점71)에 승점 4점차까지 쫓겼다는 데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 격랑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김형민 기자
기사제공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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