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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대통령 구속>법원, 朴 ‘국정농단 공모·뇌물수수’ 상당부분 사실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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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로 : 31일 오전 4시 45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태운 검찰 호송차량이 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호송차량은 이날 오전 3시 3분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 오전 4시 30분 박 전 대통령이 대기하고 있던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출발했다. 김낙중 기자

 

 

구속영장 발부 배경 

출연금강요·블랙리스트 등 

최순실과 공범 관계 “소명” 

삼성 재단출연금 등 433억 

뇌물 ‘대가성’도 인정한 셈 

“증거인멸 염려” 따로 적시 

사실왜곡 가능성도 크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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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주요 혐의인 뇌물과 직권남용 혐의를 ‘소명됐다’고 표현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을 사실상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진실’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법조계는 풀이하고 있다. 법원은 앞서 최순실(61) 씨에 대해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했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최 씨는 직권남용·강요 혐의로,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최 씨와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를 종합해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피할 수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혐의·최순실과의 공모 ‘사실상’ 인정 = 박 전 대통령이 받는 13개 혐의는 모두 최 씨와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최 씨의 공소장과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확보 과정에서 대기업에 대한 강요 혐의, 문화예술계 인사 약 1만 명의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 이 부회장을 통한 삼성의 정유라(21) 씨 ‘우회 지원’ 등 주요 혐의 사실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공모했다’는 표현을 명시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최 씨로부터 부당한 자금을 전혀 받지 않았으며, 최 씨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주요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힌 만큼 최 씨와의 공모 관계도 사실상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이 이번 영장을 발부하며 결국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 공동체라는 것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대기업엔 강요·삼성은 ‘강요성 뇌물 수수’ 판단 =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강요해 774억 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삼성 측으로부터는 강요를 통한 재단 출연금은 물론 ‘대가성’이 있는 뇌물 성격 자금 433억 원(미지급액 제외 시 298억 원)을 받았다고 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이 부분에 대한 범죄 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향후 이 부회장의 형사 재판 등에서도 법정 다툼이 벌어지겠지만, 박 전 대통령의 영장 발부를 통해 법원은 삼성 측의 ‘강요성 뇌물’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 법원은 뇌물 혐의 등이 ‘소명됐다’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영장에서 ‘주요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혀,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가장 큰 혐의 중 하나인 삼성과 관련한 뇌물 혐의가 인정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거인멸’ 등 구속 이유 ‘상당’=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사유 가운데 ‘증거인멸’ 부분만 일부러 따로 적시할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이 공모자들과 ‘말 맞추기’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앞서 검찰은 “피의자는 검찰의 본격적 수사가 시작되자 청와대 비서진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 관련자에게 허위 진술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범과 관계자 대다수가 피의자와 정치적·법률적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사람들이므로 진술을 번복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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