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후보가 30일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4.30. (사진=정의당 제공)
TV토론팀과 밤늦게까지 회의하기 일쑤
'순발력'·'타고 난 목 상태'로 현장 누벼
【대구·성주·포항=뉴시스】임재희 기자 = "지난 총선 때 수도권 최다 득표자가 저 심상정이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심알찍'입니다. 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는 말입니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내 6석, 기호 5번으로 출발했지만 어느새 4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연이은 TV토론에서의 맹활약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유권자들이 심상정을 알수록 지지율이 올라간다.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토론 실력의 비결은 뭘까.
심 후보의 하루 일과를 보면 답이 보인다.
29일 심 후보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30분께다. 이날 저녁 부천 유세가 끝나고 고양시 화정역 인근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마무리 회의까지 마친 뒤 귀가했다. TV토론을 준비하면서 심 후보는 안보와 경제 2개 분야로 나눠 분야별로 7~8명씩 토론팀을 꾸렸다. 토론 전날이면 밤늦게까지 각종 수치와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점검한다.
후보 수행팀장을 맡은 고양시의회 박시동 의원은 "'정책 토론'을 이번 TV토론 기조로 잡고 주제별로 저희가 낸 공약이나 수치 등을 공부해왔기 때문에 후보가 이 부분에 굉장히 밝고 깊이가 있다"며 "회의가 늦게 끝나면 집에 돌아가셔서라도 꼭 체크하고 궁금한 부분은 수시로 물어보신다"고 했다.
이날도 심 후보는 잠들기 전까지 1시간30분 정도 다음날 일정과 유세문, 각종 보고 자료를 검토했다.
다음날인 30일 심 후보는 오전 6시께 기상했다. 첫 일정인 포항까지 비행기로 이동하는 덕분에 평소보다 1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아침은 누룽지를 끓여 먹는 것으로 대신한다.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나선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못한 지 오래다.
일정을 위해 이동하면서 심 후보는 참모들로부터 당일 일정 브리핑을 듣고 이슈 회의를 거쳐 발언 기조를 정리한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자랑하는 '이동식 최첨단 상황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후보가 탑승하는 카니발 차량에는 노트북과 태블릿PC, 와이파이는 물론 이동식 프린터까지 갖춰져 있다.
오전 11시께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 도착한 심 후보는 50여명의 시민들과 만났다. 심 후보와 정의당 상징색인 노란색 스카프와 모자,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지닌 지지자들은 심 후보를 발견하곤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이들은 낮 최고기온이 31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에도 그늘이 없는 유세차량 앞으로 모였다.
미리 준비한 원고나 태블릿PC 없이 유세차량 위에 선 심 후보는 "얼마 전 저를 껴안고 흐느끼던 청년이 '대학 졸업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취직을 못해 부모님을 만나러 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님이 죽도시장에서 장사하고 계신다고 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심 후보의 연설은 그렇게 40분가량을 이어갔다.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선 기호 5번을 나타내듯 손바닥을 활짝 편 채 손을 앞으로 뻗었다. 원고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과 대화하듯 연설했다. 맞은편 도로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유세차량이 지나가자 "준표 아저씨는 안 돼요"라고 즉흥적으로 말해 유세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같은 연설에 20대 여성은 "저거 내 얘기 아니야"라며 공감을 표하는가 하면, 지나가던 중년 남성은 "아이고, 말 참 잘한다"고 칭찬했다.
【성주=뉴시스】3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평화집회에 참석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성주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2017.04.30 (사진 = 심상정 선대위 제공)
심 후보 측 수행팀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에 따른 순발력이 대단하시다"며 "대중 정치를 오래하신 경험이 유세는 물론 TV토론에서도 장점이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 심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하자 즉각 '1분 발언권 찬스'를 신청해 "동성애나 성적 지향은 찬성하거나 반대할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혀 화제가 됐다.
목 건강은 '타고났다'는 게 수행팀의 전언이다. 보온병에 도라지차와 생강차 등을 담아 휴대하는 것 외엔 목 관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 원내 정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확정된 데다, 연일 현장유세에서 40~50분가량 목청껏 소리 지르지만 심 후보의 목은 쉬는 법을 잊었다.
오후 1시30분께 심 후보는 발걸음을 '보수의 심장' 대구로 옮겼다.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은 심 후보를 만나려는 대구시민 300여명이 몰렸다. 주로 20~30대 젊은층, 특히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심 후보가 등장하자 "심블리(심상정+러블리)" "심크러시(심상정+걸크러시)" 등을 연호했다.
유세차량 아래에서 심 후보는 '심블리'였다. 사진촬영과 악수는 기본이고 이날 하루 심 후보와 포옹한 시민만 30여명에 가까웠다. '한 번 안아보면 안 되느냐'는 시민들의 부탁에 심 후보는 양팔을 활짝 벌렸다.
유세차량에 오르면 '심크러시'로 변했다. 대구시민들을 향해 "홍준표 후보, 말로는 제가 잡을게요. 여러분은 표로 잡아주세요"라거나 "대구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심 후보 말에 시민들, 특히 여성들이 크게 환호했다. 유세를 보던 40대 여성은 심 후보를 향해 "당신이 여성의 희망입니다"라고 소리쳤다.
이날 유세 마지막 장소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경북 성주였다. 심 후보는 오후 3시50분께 배치지역인 성주골프장 인근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았다.
회관 앞 임시 텐트에서 햇볕을 피하던 이곳 주민들은 심 후보를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 할머니는 심 후보에게 "사드 좀 막아주이소"라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눈물을 닦아주며 할머니들을 끌어안았다. 농성장을 찾아선 대화 도중 울컥하며 이날 처음으로 말을 잠시 멈췄다.
사드 반입을 막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다쳐 깁스를 한 원불교 성직자를 비롯한 주민 20여명이 심 후보와의 간담회를 위해 마을회관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면 여기 직접 내려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소성리의 참상을 보라고 얘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과 성직자 등은 심 후보에게 다음 TV토론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꼭 다뤄줄 것을 부탁했다.
오후 5시40분께 성주를 출발한 심 후보는 밤 9시께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지인들과 찌개로 저녁 식사 겸 환담을 이어간 뒤 오후 10시20분께 귀가했다. 그럼에도 심 후보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 일정은 물론 성주를 다녀오면서 사드 관련 후속대책 마련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블리의 하루는 이렇게 심알찍을 향해 바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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