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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명 천부적 재능' 왜 스스로 못 믿나…'100억 대체자' 절호의 기회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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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대한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위축되고, 자신감 없고, 고개 숙이는 모습은 지도자가 원치 않는다. 자신감을 되찾고 와야 할 것 같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19년 1차지명 출신 외야 유망주 김대한(23)에게 단단히 실망했다. 김대한은 두산이 2019년 지명 당시 국가대표급으로 대성할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한 선수다. 이 감독을 비롯해 김태형 전 감독, 코치진 등 김대한을 한 번이라도 옆에서 지켜보고 가르쳤던 지도자들은 타고난 운동 능력에 매번 감탄하곤 했다.

하지만 기대와 현실은 거리가 있었다. 두산의 계획대로면 김대한은 일찍이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일찍부터 주축으로 성장해 있어야 했는데 5년째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믿지 못하는 듯한 태도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떨어져 보이는 행동이 그대로 성적표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시즌 도중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잠시 머리를 비우고 돌아왔을 때는 신인 때보다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들렸는데, 어느새 또 위축돼 있다.

이 감독은 그래도 김대한을 믿고 꾸준히 기회를 줬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김대한이 보여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김대한은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지난 5월 31일에야 처음 1군에 등록됐는데, 이날 1군 엔트리 말소 전까지 두산이 치른 26경기 가운데 25경기에 나섰다. 이중 교체 출전 경기는 5경기에 불과했다. 수비에서는 한번씩 큰 실수가 나왔고, 타석에서는 타율 0.213(75타수 16안타), OPS 0.609, 1홈런, 7타점으로 고전했다.

김대한은 사령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만큼 더 대차게 자신의 야구를 그라운드에서 펼쳐야 했다. 그런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개를 숙이고 자신 없어 하는 일이 반복됐다. 지난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한 타석, 한 타석의 기회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플레이까지 펼쳤다. 묵묵히 믿고 기다리던 이 감독이 과감히 칼을 빼든 배경이다. 김대한은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외야수 양찬열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합류했다.

두산이 지난 시즌 뒤 주전 우익수 박건우가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할 때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김대한이 대체자로 성장할 준비가 됐다고 믿어서였다. 김대한이 전성기를 맞이할 때쯤이면 FA 시장에서 6년 100억원의 평가를 받은 박건우를 뛰어넘을 재능을 충분히 갖췄다고 봤다.

 
▲ 두산 베어스 김대한 ⓒ 두산 베어스
 


하지만 선수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과 가치를 믿지 못하면 사령탑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도 빛을 잃는다. 한 타석의 기회를 받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실례가 되는 일이다.

이 감독은 김대한이 잠시 1군에서 멀어져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랐다. 1군에서도 독하게 덤빌 마음가짐을 갖췄다는 판단이 설 때 다시 김대한을 부르려 한다.

이 감독은 "김대한이 요즘 우리로선 앞으로 대기만성해야 하는 선수인데, 요즘 경기에 나가서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다. 그런데 프로 선수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까지 우리가 어떻게 해줄 수는 없다. 어제 경기(1일 울산 롯데전)도 상황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 아직 1군에서 주전으로 뛰기는 부족하지 않나 판단했다"며 "퓨처스팀에서 조금 더 다듬고 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냉철하게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김대한을 향한 기대가 큰 만큼 한번쯤은 따끔한 매를 맞을 시기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김대한 본인에게 달려 있다. 김대한은 자신을 차세대 스타로 평가한 구단의 눈을 이른 시일 안에 증명할 수 있을까.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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