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엔 '박근혜의 방탄조끼' 유영하… 대선 경선 때 최태민 대응팀으로 활동

[최순실의 국정 농단]

20대 총선 '옥새 파동'으로 송파을 출마 무산된 眞朴

 

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첫 검찰 조사를 받게 될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유영하 변호사(54)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유 변호사는 검찰과 박 대통령 조사 시점, 장소, 방식 등을 협의하고 검찰의 조사 때 입회해 박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돕게 된다.

 

 

 

유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선임계를 제출하고 변론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박 대통령 조사 날짜를 늦춰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친박’인사인 유 변호사는“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더라도 집무상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임기 중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될 수 있어 최소한의 헌법상 장치로 내란·외환 외에는 불소추 특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본인 동의하에 조사를 받더라도 집무상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게 헌법 정신"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유 변호사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 출신이다. 17·18·19대 총선(경기 군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난 4월 20대 총선에선 서울 송파을에 출마하려 했으나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장에 날인을 거부한 이른바 '옥새 파동' 때문에 출마가 무산된 '진박(眞朴)' 인사다. 현 정부에서 새누리당 추천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2014년 3월~2016년 1월)을 지냈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박 대통령이 유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그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잘 안다는 점을 감안한 때문으로 보인다. 유 변호사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최태민·최순실 일가(一家) 문제 등에 대한 검증 대응팀에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도 상대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 변호사는 이런 경력에다 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야권 성향 인사에 대한 '강성 발언' 때문에 '박근혜의 방탄조끼'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그는 2012년 대선 직후엔 소설가 공지영씨가 박 대통령 당선을 유신 치하에 비유하자 트위터에 '넌 그냥 입 좀 다물고 있으면 안되니?…그 잘난 글재주 알랑대지 말고 니 꼬라지(꼬락서니)가 왜 그 모양인지 잘 생각해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2003년 양길승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향응 사건'이 불거졌을 때 과거 이 업소 사장으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징계(감봉 3개월)를 받았다. 그는 당시 법무부를 상대로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자 2004년 검찰을 떠났다.

 

 

 

 

 

 

 

[최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