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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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축구 종가를 재건할 수 있을까.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달 사우스게이트의 정식 감독 부임 소식을 발표했다. 그의 계약 기간은 4년으로 유로 2020년까지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는다.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선택은 이번에도 자국 감독이었다. 사우스게이트는 2013년부터 약 3년간 잉글랜드 U-21팀을 이끌었고 2015 유럽 U-21 챔피언십에선 잉글랜드를 준우승에 올려놓기도 했다. 모나지 않은 성품으로 잉글랜드 축구협회나 A대표팀 스타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지난 9월 ‘부패 스캔들’로 낙마한 샘 앨러다이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의 임시 사령탑을 맡으면서 성적도 2승 2무로 준수했다. 자연히 사우스게이트의 정식 감독 선임을 지지하는 여론이 늘어났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사실상 단독 후보로 사우스게이트 외의 다른 후보는 검토하지 않으면서 이미 감독 선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물론 사우스게이트가 잉글랜드의 사령탑 후보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축구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는 전통적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자국 출신 감독을 선호했고, 이번에도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자국 출신이고 대표팀 운영에도 밝은 사우스게이트는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대안이었다.
잉글랜드가 자국 대표팀에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것은 역사상 단 두 번뿐이다. 스벤예란 에릭손(스웨덴)과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감독이 앞서 지휘봉을 잡았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데다 극성스러운 잉글랜드 언론 및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다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그렇다고 잉글랜드 자국 감독들이 외국인 사령탑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올린 것도 아니다. 에릭손의 후임이었던 스티브 맥클라렌은 유로 2008 본선진출에도 실패했고, 카펠로의 뒤를 이었던 로이 호지슨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비롯해 유로 2016 16강 탈락, 아이슬란드전 패배 등 치욕적인 성적을 남기고 쫓겨났다.
심지어 전임자인 앨러다이스는 언론의 함정취재에 속아 잉글랜드 대표팀 역대 최단명인 67일 만에 불명예 사임하는 굴욕을 당했다. 최소한 조별리그는 통과하거나 지더라도 우승후보급 강호들에게 패해 탈락했던 에릭손-카펠로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잉글랜드 내에서는 호지슨과 앨러다이스의 낙마 이후 한때 다시 외국인 명장을 영입해야한다는 여론도 나왔지만 축구협회는 다시 자국 감독인 사우스게이트를 선택했다.
지도자 데뷔 초기에 미들스브로의 감독을 맡아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한 이후 계속 잉글랜드 연령대별 대표팀에서만 활동해왔던 사우스게이트는 아직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는 경험이 일천한 인물이다.
잉글랜드 감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자유분방하고 개성 강한 스타 선수들을 그가 어떻게 장악할지 시선이 모아진다. 공교롭게도 잉글랜드는 사우스게이트가 임시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스코틀랜드와의 유럽예선전 이후 주장 웨인 루니를 둘러싼 음주 파문이 터지며 대표팀을 향한 비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잉글랜드 사령탑은 흔히 ‘독이든 성배’라고도 불린다. 부와 명예, 인기를 모두 누릴 수 있지만 그만큼 세간의 높은 기대와 끊임없는 압박에 시달려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신임 사우스게이트는 과연 자국 감독들의 대표팀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기사제공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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