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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길현이 던진 한 마디, "내가 실력이 부족했다"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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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시즌 중 선수의 태도는 성적과 직결된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항상 활짝 웃는 얼굴과 함께 활발하다.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는 말수도 적어지고, 더그아웃에서 소심해진다. 특히 FA로 이적해온 선수의 경우, 그런 면이 더욱 심하다. 2016년 윤길현(33·롯데)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많지 않은 이유다. 윤길현은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다”고 말했다. 

◆속상했던 성적, 불운까지 겹친 한 해=지난 겨울 윤길현은 SK를 떠나 롯데로 FA 이적했다. 롯데는 고질적인 불펜불안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넥센에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FA 영입했고, 그 앞을 책임져줄 필승셋업맨 윤길현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윤길현은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을 내민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금액은 물론이고 인천에서 부산으로 이사가야하는 상황은 쉬운 결심이 아니지만, 조원우 감독의 존재가 힘이 됐다. 2015년까지 SK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배, 윤길현은 당시 수석코치 조원우의 리더십을 직접 경험하며 느꼈고,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그런데 2016시즌 윤길현은 제 역할을 해냈다고 보기 힘들다. 62경기에서 7승7패 16홀드 2세이브를 기록했다. 셋업맨으로 승패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사실 불안했던 투구내용을 보여준다. 실제 60이닝에서 75개의 안타를 내줬고, 그 중 8개는 홈런이었다. 평균자책점은 6.00이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62, 피안타율은 0.304에 달했다. 8개의 블론세이브도 속상한 기억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조 감독은 시즌 막판 “내년에 (윤)길현이를 필승조로 쓸지 여부를 고민해봐야겠다. 캠프에서 여러 부분을 체크하고 결정해야겠다”고 근심섞인 표정을 짓기도 했다.

롯데 이적 후 윤길현이 내건 목표는 홀드와 세이브를 합쳐 30개 이상, 2015시즌 70경기 등판을 넘은 이닝소화였다. 이루지 못했고 윤길현은 “많이 아쉬운 해였다”며 “내가 못해서 팀 성적이 안 좋았던 것 같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팬들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시즌 막판 윤길현은 패전조로 기용된 적이 있었다. 조 감독은 윤길현의 투구영상과 로케이션 등을 분석하면서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신감 있게 공을 낚아채지 못하고 한가운데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는 상황이 많았다. 조 감독은 “공을 조심스럽게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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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공을 뿌릴 때마다 불편한 느낌은 피칭 메커니즘 전체에 영향을 줬다. 게다가 빗맞은 안타의 불운까지 겪으면서 윤길현은 무너졌다. 

윤길현은 “(부진이 이어지며)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없었다”며 “사실 왼골반이 조금 아팠다”고 말했다. 윤길현은 “왼골반이 안 좋다 보니 피니쉬 동작에서 끝까지 채지를 못했다”며 “공이 다 높게 들어가다 보니 구위가 있어도 맞아나갔다”고 부진의 원인을 판단했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보완하는 일이 남았다. 시즌 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러닝을 했고 쉐도우 피칭을 했다. 마무리캠프가 끝나고 내년 2월1일 출발하는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골반 보강운동에 온 힘을 쏟을 예정이다. 윤길현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골반 보강운동에 신경쓰고 있다. 사이클도 많이 탄다”며 최근 근황을 전했다. 

◆몸값하는 2017년, 손승락과 철벽불펜을 노린다=윤길현은 손승락과 함께 롯데 반등의 키플레이어다. 선발투수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결국 승리를 지켜내는 선수는 이들 듀오다. 그 중 손승락의 등판에 앞서 1∼2이닝을 책임져야하는 윤길현의 임무는 막중하다. 게다가 내년 롯데는 경찰청에 입대한 홍성민이 이탈했고 승부조작 혐의로 이성민까지 정상적인 기용을 장담할 수 없다. 올해 불타오른 이정민은 1979년생. 좌완 이명우와 김유영은 원포인트 자원으로 봐야한다. 박시영은 선발후보인데다 검증된 자원으로 보기 힘들고, 박한길도 마찬가지다. 결국 불펜의 힘이 줄어든 상황에서 윤길현의 역할을 더욱 커졌다.

윤길현은 “올해 내내 승락이형과 잘해보자는 얘기를 했었다”며 “사실 둘 다 올해 잘 못했다. 내년에는 잘해야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윤길현은 올 한해 “내가 실력이 부족했다”는 말로 부진을 변명하지 않았다. 2017시즌 윤길현은 7∼8회를 완벽하게 책임지기 위해 조용히 이를 갈고 있다. 



사진 OSEN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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