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선발투수에게 6이닝 3실점과 6이닝 4실점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전자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라는 대중적인 기준과 함께 “할 만큼은 했다”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후자는 “뭔가 아쉽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평균자책점도 4.50이 되느냐, 6.00이 되느냐의 차이다. 생각보다 큰 차이다.
SK 선발 자원인 문승원(28)은 어쩌면 그 사이에 있는 선수다. 올해 김광현의 부상을 틈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의 기회를 얻었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8경기에서 42이닝을 던지며 1승4패 평균자책점 6.64의 성적을 내고 있다. 사실 선발진이 완성된 다른 팀 같았다면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은 수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기록이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무조건적인 옹호는 아니다.
하지만 SK로서는 문승원을 반드시 키워야 한다. 선발진 세대교체가 더딘 SK다. 2007년 김광현의 등장 이후, 김광현보다 어린 선수가 선발진에 안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있다면 최근의 박종훈이나 문승원 정도가 시험대에 오른 정도다. 전략적으로 기회를 주고 있는 셈이다. 올해 SK의 중대 목표 중 하나는 ‘선발 육성’이다. 문승원이 그 선봉장에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실 문승원은 선발투수로 매력이 있는 선수다. SK뿐만 아니라 타 구단 관계자들도 그렇게 입을 모은다. 보통 유망주를 바라볼 때 ‘선발’과 ‘불펜’으로 나누어 육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승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전자다. 이유가 있다. 우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또한 1군에서도 100개 이상의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스태미너의 소유자다. 다양한 구종도 던질 수 있다. 선발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셈이다.
2군에서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는 투수라고 하더라도 2군에서마저 투구수 80개가 넘어가면 힘이 빠지는 선수들이 널려있다. 선천적인 재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선발로 육성하기는 쉽지 않다. 문승원이 먼저 기회를 얻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생각보다 더딘 성장, 그리고 쉽게 벽을 깨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많다. 잘 던지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부진’한 느낌에 대한 심리적 정도는 더 커진다.
최근 2경기에서도 그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10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4실점, 16일 삼성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20개의 공을 던지면서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모두 패전을 안았다. 사실 경기당 1자책점씩만 줄였다면 무난한 투구로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다. 어쨌든 6이닝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승원은 그 ‘1점’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힐만 감독도 이 부분이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올해 선발 육성 시스템을 강조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록은 좋지 않아도 재능을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언제나 꾸준한 태도를 유지하는지, 훈련하는 자세도 봐야 한다. 문승원은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현재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 기회를 더 줄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힐만 감독도 그 1점에 대해 강조하면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모습이 필요하다. 가운데에 던지다보니 정타가 나온다. 볼넷 이후 흔들리는 경향도 고쳐야 한다”고 단점을 지적했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라는 의미에서 16일 삼성전에서는 120개를 던지게 했다. 어떻게든 뭔가를 깨닫기 바라는 심정이 담겨져 있었다.
문승원도 사실 자신의 투구가 답답하다. 문승원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자신의 최대 화두로 ‘생각 비우기’를 뽑았다. 일부러 투구 템포도 빨리 했다. 공을 받으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그냥 던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맞지 않아야 한다”라는 생각에 잡생각이 문승원을 괴롭히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 상황에서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심하다. 이닝별 편차가 심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문승원은 120구 투구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뭉치는 증상이 전혀 없다. 일요일 등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자가 있을 때의 패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포수 리드의 문제가 아니라 투구 타이밍이 읽히는 것 같다”고 발길을 옮겼다. SK는 당장 1군에 끌어 쓸 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이제야 막 2군에서 100구를 던지고 있어 당장 1군 선발로 쓰기는 무리다. 문승원이 성장통을 이겨내야 SK도 산다. 중요한 기로에 선 문승원이다.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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