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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던졌기에'…정우성, 첫 남우주연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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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김지혜 기자] 배우 정우성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는다.

오는 12월 2일 오후 6시 부산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리는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정우성은 '아수라'(감독 김성수, 제작 사나이 픽처스)로 남자연기자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데뷔 22년 차 배우 정우성의 첫 남우주연상이다. 게다가 그 작품이 영원한 영화 파트너 김성수 감독과 15년 만에 재회한 영화를 통해 이뤄졌다는 건 특별한 의미다.

정우성은 영화 '비트'(1997)로 스타덤에 올랐다. 청춘의 비상과 시련을 스타일리시한 영상에 담아낸 이 작품은 한국 청춘영화의 이정표를 세웠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까지 연이어 협업하며 최고의 영화 콤비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김성수 감독은 나비픽처스를 설립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영화 제작에 집중했고, 정우성은 다양한 도전을 펼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데는 무려 1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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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는 2016년 한국 영화계의 문제작이었다. 부패로 점철된 '안남시'를 이야기의 무대로 설정한 김성수 감독은 나쁜 놈들의 이전투구를 피와 폭력으로 풀어냈다. 결국, 정의가 아니 일말의 선(善)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객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신한 채 '자비 없는 세상'에 대한 지옥도를 그리는 것으로 영화를 마무리했다.

정우성을 필두로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유례없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기에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남달랐다. 개봉 첫날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신기록(47만 명)을 세우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최종 스코어는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250만 명에 머물고 말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실패였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패는 스코어가 기준이 되지는 않았다. 영화에 대한 불호(不好)가 컸던했던 만큼 호(好)도 뚜렷했다. '아수라'를 애정하는 관객들은 3~4차례 반복 관람을 했고 "올해 최고의 영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은 '아수리언'이라 불렸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 제작자 한재덕 사나이 픽처스 대표는 영화 상영을 종료하고도 '아수리언'들을 위한 특별 상영회를 열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향한 애정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따라갈 수 없다. 흥행 성적과 별개로 감독과 제작자, 배우, 스태프들을 이 영화를 종전 어떤 작품보다 아꼈다. 모든 영화인들이 자신이 만든 영화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아니다. '아수라' 팀의 자부심은 모험 없이 안전한 내러티브만을 지향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타협하지 않고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끝까지 추구한 것에 대한 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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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연 배우 정우성에겐 잊지 못할 작품이다. 그는 '아수라'에 모든 것을 던졌다.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한 것은 물론이고 발성부터 목소리까지 연기톤을 모조리 바꿨다. 그 결과, 관객들은 낯설지만 새로운 정우성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첫 대본 리딩 때부터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을 혹독하게 몰아세웠고, 촬영장에서도 "종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보여달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했다. 정우성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게 뭔지 몰라 두렵고 괴로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제 안에 숨어 있던 야수 본능을 깨우며 인생의 나락에 떨어진 형사 '한도경'을 만들어 냈다. 정우성의 연기가 완벽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종전과는 다른 정우성을 보여주기 위해 도전했고, 그 결과물을 충분히 보여줬다. 영화를 향한, 연기를 향한 열정만큼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아수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호평보단 비판이 많다. 영화를 비판하는 다수와 광적으로 열광하는 소수가 공존한다.이 작품은 훗날 컬트 영화로 거듭날지도 모른다. 어떤 작품은 발표된 동시대가 아니라 후대에 제대로 평가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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