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최익래 기자] 중심타자들에게는 늘 '영양가' 논란이 따른다. 점수 차가 넉넉한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리면 '승부처에서 쳐주지…'하는 아쉬움을 성토한다. 영양가를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닉 에반스(31)가 최고의 타자 아닐까.
에반스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에반스는 3-3으로 맞선 7회 상대 두 번째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시즌 19호 아치였다. 그 홈런이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에반스는 올 시즌 84경기서 타율 2할9푼9리, 19홈런, 54타점, 56득점을 기록 중이다. 언뜻 부족해 보일 수도 있는 기록. 하지만 승부처에서 터뜨리는 한 방은 에반스의 가치를 높인다.
CL&Late(close and late) 기록은 에반스의 무서움을 설명한다. 7회 이후(late), 3점차 이내 점수차(close) 상황은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어려운, 소위 말해 승부처다. 이럴 때 때려주는 한 방은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 에반스는 CL&Late 상황에서 타율 4할8푼4리(31타수 15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579, 6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WPA(Win Probability Added)를 살펴봐도 에반스의 진가가 드러난다. WPA는 개인의 플레이가 팀 승리 확률을 얼마나 높였는지 설명하는 기록이다. 가령, 10점차에서 터뜨리는 홈런과 1점차에서 나온 홈런의 가치는 다르다. 그 가치를 구분할 수 있는 게 바로 WPA다. 에반스는 올 시즌 WPA 3.05를 기록 중이다. 혼자 힘으로 팀에 6.1승을 보탠 것이다. 이는 최형우(5.73), 김재환(4.81), 최정(3.68), 서건창(3.32)에 이어 리그 5위다. 타율 23위, 홈런 7위, 타점 23위 타자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어마어마한 셈이다.
홈런이 나오는 순간도 결정적이다. 에반스가 때려낸 19홈런 중 5점차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나온 건 4개뿐이다. 에반스가 뒤진 상황에서 동점 홈런을 날린 것만 5번, 리드를 두산 쪽으로 가져오는 홈런은 6번 때려냈다.
꼭 필요한 순간에 에반스 타석이면 기대를 해도 좋은 이유다.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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