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마무리투수의 공백은 여전하다. 하지만 LG의 불펜은 흔들림이 없다.
팀 평균자책점 3.32로 부동의 1위인 LG는 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 역시 3.29로 가장 뛰어나다. 지난 해 27세이브를 거두며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안착한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두 달 이상 공백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펜이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임정우의 공백을 메운 선수는 누구일까. 몇 명으로 한정하기는 어렵다. 올해 LG에서 세이브를 거둔 투수만 무려 8명이기 때문이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거둔 신정락은 세이브 8개를 기록 중이며 정찬헌이 3개, 김지용이 2개를 거뒀고 윤지웅, 이동현, 진해수, 최동환, 그리고 헨리 소사까지 세이브 1개씩 기록하고 있다.
벌써 이렇게 세이브를 거둔 투수가 많은 팀은 LG 뿐이다. LG를 제외하면 그나마 마무리투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KIA와 SK가 4명의 세이브 투수를 배출한 게 가장 많은 것이다. KIA는 임창용, 김윤동, 한승혁, 심동섭, SK는 박희수, 서진용, 김주한, 문광은이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들. 롯데의 경우엔 손승락이 11세이브로 팀의 모든 세이브를 독식하고 있다.
LG는 '전원 필승조'란 말이 생길 정도로 접전에서 내보낼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신정락이 시즌 초반 파죽지세로 세이브를 연달아 수확했지만 그도 마무리 보직은 처음이라 흔들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인 김지용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불펜투수진의 관리가 필요할 때는 세이브 경험이 없는 투수를 과감히 기용하기도 했다.
신정락이 지난달 4일 잠실 NC전에서 ⅓이닝(12구)을 던진데 이어 5일 잠실 두산전에서 ⅔이닝(6구)을 던져 세이브를 거뒀는데 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접전을 펼치자 신정락에게 3연투를 시키지 않고 최동환에게 마무리를 맡겨 2점차 리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당시 최동환은 1⅔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며 두산 타선의 추격을 저지했고 LG는 어린이날 3연전을 독식하며 날개를 달았다.
소사의 깜짝 마무리 기용도 같은 맥락이었다. 또한 소사는 등판 간격이 길어져 불펜 피칭을 겸하는 의도도 있었다. 김지용이 지난 7~8일 수원 kt전에서 연투를 하자 LG는 9일 잠실 SK전에 소사를 마무리투수로 내세웠고 소사는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KBO 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챙겼다. 그리고 소사는 11일 잠실 SK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 3연전 동안 1승 1세이브를 따내는 괴력을 보여줬다.
마무리투수가 장기간 공백을 보이면 위험신호가 따라오기 마련. 대체해야 하는 선수들을 끌어쓰다보면 무리한 기용도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LG는 그렇지 않다. 구원으로만 나온 선수들을 보면 아직 30이닝을 채운 선수도 없으며 '원조 셋업맨'인 이동현이 가세해 8경기 동안 무실점 피칭을 보여주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임정우의 복귀는 여전히 기약이 없다. 아직 퓨처스리그 등판 조차 하지 못했다. 만일 임정우가 복귀해도 LG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양상문 LG 감독은 "팀에 좋은 불펜 투수들이 있다. (임)정우가 돌아와도 지금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이미 한 달 전부터 이야기를 했었다. 임정우의 복귀는 필요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큰 공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는 8명의 투수가 세이브 18개를 합작했고 팀 블론세이브는 4개에 불과하다.
[헨리 소사(첫 번째 사진)와 김지용.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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