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최정, 홈런왕 집안 싸움…뒤늦게 합류한 로맥도 11개로 추격
파괴력 지속 땐 합계 142개 예약, 2000년 현대 '박란홍' 합작 109개 능가할 듯
SK 한동민-최정-로맥[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최정(30)과 제이미 로맥(32 ·캐나다), 한동민(28)까지. 프로야구 SK가 자랑하는 중심타자들이 '역대급' 클린업트리오(3~5번 타자)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들의 홈런포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세 명을 모두 거를 수 없어 상대 팀 입장에서는 산 넘어 산이다.
SK는 지난 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4회말 한동민의 솔로 아치로 시즌 첫 팀 홈런 100개를 달성했다. 개막(3월 31일) 이후 쉰일곱 경기만이다. 2000년 현대 유니콘스(49경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 올해 SK의 홈런 생산 능력은 압도적이다. 8일 현재 101개를 쳤다. 2위 두산(62개)보다 마흔아홉 개나 많다. SK 홈 경기장은 홈 베이스에서 담장까지 거리가 좌우 95m, 중앙 120m로 비교적 짧고 담장의 높이(2.8m)도 낮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 SK도 올 시즌 쉰 세 개를 안방에서 쳤다. 그러나 원정 홈런도 마흔여덟 개나 된다.
개인 기록 부분에서도 홈런왕 자리를 놓고 집안싸움을 한다. 최정과 한동민이 열여덟 개로 공동 1위. 열세 개를 친 김동엽(27 ·5위)까지 상위 다섯 명 중 세 명이 SK 선수다. 대니 워스(32 ·미국)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11일 두산과의 원정경기(0-7 패)부터 합류한 로맥도 예사롭지 않다. 스물다섯 경기에서 홈런 열한 개를 몰아치며 공동 8위에 올랐다. 트레이 힐만 감독(54 ·미국)이 중심 타순에 누구를 넣을지 행복한 고민을 할 정도다.
6월은 최정과 로맥, 한동민에게 힘이 실린다. 타순은 조금 바뀌지만 초반 일곱 경기 모두 이들이 3~5번을 나눠 맡았다. 팀 홈런 절반에 육박하는 마흔일곱 개가 이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최정은 8일 현재 2.9경기당 한 개, 한동민은 3.1경기당 한 개, 로맥은 2.3경기당 한 개 꼴로 홈런을 치고 있다. SK는 여든여섯 경기를 남겼다. 이 추세라면 최정은 시즌 마흔여덟 개, 한동민은 마흔여섯 개, 로맥은 최대 마흔여덟 개까지 가능하다.
합계 142개 페이스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역대 클린업트리오를 능가한다. 2000년 현대가 꾸린 박경완(45), 톰 퀸란(49 ·미국), 박재홍(44) 조합이 대표적이다. '박란홍'으로 불린 이들은 그해 109개를 합작했다. 박경완이 마흔 개로 1위, 퀸란은 3위(37개), 박재홍은 6위(32개)였다. 팀 홈런(208개)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고, 타이론 우즈(48 ·39개), 김동주(41 ·31개), 심정수(42 ·29개)가 버틴 두산의 '우동수' 트리오를 앞섰다.
삼성이 2003년에 구성한 '이마양' 트리오도 홈런을 많이 쳤다. 이승엽(41 ·56개)과 마해영(47 ·38개), 양준혁(48 ·33개)이 중심타자를 맡아 모두 127개를 기록했다. 그해 삼성의 팀 홈런은 213개였다. SK 클린업트리오의 활약이 뒷받침된다면 1999년 해태(210홈런)와 삼성(207홈런), 2015년 넥센(203홈런)의 기록까지 포함해 통산 여섯 번째 한 시즌 팀 홈런 200개를 돌파할 수 있다.
김흥순 기자
기사제공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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